진대제 블록체인협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제공.
"블록체인은 정보를 활용하는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특정소유자 또는 중개자만이 정보를 소유하면서 운영하는 모델이 아니라 누구나 참여가 허용된 모델이다."
김종현 아주대학교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4차 산업혁명시대, 블록체인에서 찾는 중소벤처기업의 새로운 기회' 콘퍼런스에 강연자로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을 중소벤처기업의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실제 사업모델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정보 위변조에 대한 제 3자의 확인이 필요한 경우 여기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정보검증형 사업모델이 있다"며 "참치를 포획한 시점부터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부착해 시간별로 위치를 추적하고 최종 구매자가 물고기의 원산지와 유통과정을 확인하고 안심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한 예"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른 사람과 공유해야 하는 정보나 잉여자원에 대한 공개가 가능한 경우 중간거래를 제거하고 거래당사자 간 직접 거래하는 우버, 씨티바이크 등은 정보공유형 사업모델"이라며 "또한 부동산 전세·매매, 중고매매 시 중개인 없이 거래할 수 있는 개인 간 거래(P2P) 기반 판매형 모델도 사업모델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 부동산 스타트업 렉스(REX)는 P2P기반 판매형 모델을 활용해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렉스는 2006년 창업한 미국 부동산거래 사이트 질로우(Zilow)의 부정확한 정보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질로우는 과거 부동산시장을 뒤흔든 기업이지만, 데이터가 한 곳에 집중돼 제대로 검증되지 않고 업데이트도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것이 문제점이었다. 이에 렉스는 블록체인을 통해 데이터를 탈중앙화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이 블록체인을 적용해 시장 선점한 기업들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스라엘 블록체인 벤처기업 라주즈(LaZooz)는 우버의 사업모델에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고, 독일 스타트업 슬로킷(Slock.it)은 에어비앤비의 사업모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사업화했다.
국내에서는 본인인증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가 활발하다. 금융투자업계는 해킹에 취약한 공인인증서를 대신해 블록체인 공동인증 시스템인 '체인ID'를 구축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공인인증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보다 다양한 사업모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 회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블록체인의 건전한 생태계 육성의 시급성, 정부 육성정책의 조기정립 중요성, 차세대 블록체인 개발의 필요성 등에 대해 역설했다.
진 회장은 "블록체인의 건전한 생태계 육성이 시급하다"며 "정부는 가상화폐에 대한 정의와 거래소 보안, 가상화폐 거래(ICO) 등 규제·육성정책을 조기에 정립하고 차세대 블록체인 개발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은 "블록체인으로 인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지만, 아쉽게도 가상화폐의 위험성에 대한 논의에 치우쳐 블록체인의 잠재력과 파급력이 과소평가 되고 있다"며 "블록체인뿐만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의 새로운 기술이 중소벤처기업에 장애물이 아닌 디딤돌로 만들기 위해 중앙회가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