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이 일주일 넘게 지속된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 공천 신경전의 여파로 자중지란에 빠졌다. 당내 계파 갈등 문제만 두드러지면서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23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송파을 공천 문제를 매듭지으려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지난 19~21일 실시한 경선에서 65.8%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한 박종진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고위는 후보자 결정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해 경선 1위가 공천을 못 받는 진귀한 기록을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제가 공천을 못 받으면 앞으로 한국 민주주의 역사에 경선은 무의미할 것이며 이는 곧 민주주의 파괴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손학규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취재진을 통해 후보로 추대되더라도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고, 박 예비후보에게 "열심히 뛰라"는 격려 메시지도 보냈다.
당 지도부의 힘겨루기는 계속됐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당 공천의 제1 목표와 원칙은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찾아내 선택하는 것"이라며 "(손 위원장이) 선당후사의 입장에서 본인의 내심은 다르게 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의 송파을 전략공천 주장을 유지한 것이다. 바른미래당 내부에서는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와 유승민 공동대표가 손 위원장의 전략공천을 두고 향후 당권·대권 경쟁의 전초전을 치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공동대표 측은 전략공천에 맞서 경선 결과대로 박 예비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후보자 등록 마감일(25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도부 간 입장 차가 뚜렷한 만큼 당내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일각에서는 자칫 송파을에 후보를 아예 못 내는 최악의 경우의 수까지 나오고 있다. 당내 한 관계자는 "현 상황은 양쪽 모두에 상처뿐인 싸움"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