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법정관리와 부도의 문턱에서 돌아온 한국지엠(GM)이 앞으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예고했다. 작년 초 신형 크루즈를 내놓고도 높은 가격 정책 탓에 신차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했던 부작용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데일 설리반 한국GM 영업·AS·마케팅부문 부사장은 23일 서울 성수 어반소스에서 열린 '더 뉴 스파크' 출시 행사에서 '작년 초 신형 크루즈의 가격이 경쟁 모델과 비교해 높아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했다'는 지적에 대해 "지금은 소비자에게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으로 원가를 잘 절감해나가면서 부가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며 "가치에 맞게 가격을 지속 설정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GM은 이날 더 뉴 스파크 차량 가격을 이전 모델보다 약 20만원 인하해 수동변속기 기준 972만~1290만원으로 책정했다. 자동변속기를 추가할 경우 180만원이 더해져 사실상 1152만원부터 시작한다. 경쟁차인 모닝(1.0ℓ 휘발유 기준)은 950만원부터 시작하지만, 자동변속기를 적용하면 차량 가격은 1075만원이다. 더 뉴 스파크가 약 80만원 비싸지만, 차선 이탈 경고, 사각 지대 경고 등 안전사양이 추가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가격차는 크지 나지 않는다.
앞서 한국GM은 작년 초 2세대 크루즈 가격을 최초 1890만~2478만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경쟁 모델인 아반떼(1410만~2415만원)나 K3(1395만~2420만원)보다 최대 400만원 이상 높았다. 뒤이어 내놓은 경유 모델 역시 2249만~2558만원으로, 아반떼 경유차보다 약 400만원 비쌌다. 회사의 고가 정책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고, '신차효과'마저 지워버렸다. 부정적인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한국GM은 차량 가격 인하 조치를 실시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더 뉴 스파크는 한국GM이 경영정상화 방안으로 발표한 5년간 15종의 신차와 상품성 강화 모델 출시 계획의 첫 번째 차량이다. 설리반 부사장은 "크루즈 디젤 출시 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공격적인 가격 정책 의지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내달 이쿼녹스를 시작으로, 앞으로 출시하는 차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김양혁기자 mj@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