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4조원대서 자금 큰폭 늘어
보험 등 비은행금융사 인수 속도
아주캐피탈 자회사화 추진할 듯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선언하면서, 금융권 기업인수 및 합병(M&A) 시장에서 단숨에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출자 한도 제한 때문에 대형 '빅딜'에 나서기 어려웠지만, 지주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보험, 증권 등 비은행 금융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내년 초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게 되면 자회사 인수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이 7조원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3월 말 기준 자회사 출자 한도 규모가 자기자본(19조8000억원)의 20%로 제한하는 은행법 적용을 받아 4조원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출자금액인 3조3000억원을 제외할 경우 남은 출자 여력은 700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전환하게 되면 자회사 출자 한도 제한을 받지 않고, 이중레버리지비율 이라는 간접 규제만 적용받게 된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자회사에 출자한 금액을 금융지주사의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금융당국은 130%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 규정을 적용하면 우리은행이 지주사로 추가 출자할 수 있는 자금규모가 7조6000억원 대로 훌쩍 늘어난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우리은행의 금융지주사 전환 시 가장 큰 효과는 계열사 확대 및 다변화"라며 "기출자액을 제외해도 추가 출자금액이 크게 늘어나 포트폴리오를 개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리은행은 이처럼 늘어난 가용자원을 활용해 비은행 자회사를 대거 물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손태승 우리은행장 취임 직후 캐피탈과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 등에 관심을 나타낸 만큼, 유망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 등 비은행 자회사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선, 사모펀드를 통한 지분 투자 방식으로 아주캐피탈 인수에 나선 바 있는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 직후 아주캐피탈을 자회사화 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증권사 보험사 인수도 관심 있게 들여다보겠지만, 과점주주들과의 이해상충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가 관건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태승 은행장이 캐피탈, 자산운용, 부동산신탁을 언급한 데는 과점주주와의 관계도 고려했을 것"이라며 "게다가 과거 우리투자증권과 같은 대형 증권사와 보험사가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우리은행이 증권 업종에 대한 인수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은 과거 우리투자증권이라는 굴지의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농협금융지주에 매각한 바 있다. 농협금융은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NH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면서 금융투자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도 대형 증권사를 인수하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대형 증권사들이 매물로 나올 경우, 우리은행이 강력한 인수 후보로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조은국기자 ceg420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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