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취재에 초청받은 외신 기자들이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기위해 탑승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취재진이 출국 수속을 밟았으나 한국 측 취재진은 북한대사관으로부터 비자 발급을 받지 못했다. 연합뉴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취재하려는 한국 기자단의 방북이 결국 무산됐다.
북한은 22일 오전에도 한국 기자단의 명단을 접수하지 않았고, 비자를 받지 못한 한국 기자단은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반면 미국·영국·중국·러시아 언론 취재진은 이날 고려항공을 통해 북한 원산으로 향했다.
정부는 이날 조명균 통일부 장관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북측이 23~25일 사이에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우리 측 기자단을 초청했음에도 불구, 북측의 후속조치가 없어 기자단의 방북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 취재진은 북한이 명단을 접수하지 않았음에도 전날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했다. 북한이 막판에 태도를 바꿀 가능성을 기대했지만 기대는 어긋났다.
북한은 지난 16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이후 노골적으로 대남 압박전을 펼치고 있다. 북한의 대남 압박은 한미정상회담 전후로 한국 정부에 대미 중재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북한이 한국 기자단의 방북을 막은 것은 물론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의 강연 비판, 탈북 식당 여종업원들의 송환요구 등 강도 높은 대남 공세를 계속하고 있어 한미정상회담 이후 어떤 태도를 취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22일에도 대남 공세 수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중앙상임위원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이날 홈페이지에 올린 기사에서 "조미 대화에서 진전이 이뤄지면 (남북) 고위급회담을 중지시킨 사태도 저절로 해소되리라고는 볼 수 없다"며 "북을 겨냥한 전쟁소동이 계속된다면 북남고위급회담의 중단상태도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