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비핵화 최우선 핵폐기 원칙 고수
북한의 비굴하기만 한 핵포기는 못한다
구체적 로드맵 확정 여부 불명확
선 폐기 후 보상 등 재확인 수준
폐기 대상 핵·ICBM 압축 가능성
협상 폭 넓고 보상시점 유연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워싱턴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정상회담 중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워싱턴 AFP=연합뉴스

미 '트럼프식 모델' 김정은 달래기

미국이 북한의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 거부에 '트럼프식 비핵화 모델'을 제시하며 충돌을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고수하며 북한의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강경 카드를 꺼내 든 북한을 어르고 달래면서도, 압박의 끈을 놓지 않는 '투 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북한 반발변수에도 차분한 미국=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리비아식 모델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북한 비핵화는) 대통령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트럼프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분히 북한을 다독이려는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아직 트럼프 모델의 실체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미국이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을 확정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다만 '선 폐기, 후 보상'이라는 원칙 하에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 방식을 재확인하고 있을 뿐이다.

트럼프 모델은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을 의미하는 수사일 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직후 "만족스러운 대화"라고 평가하면서 '미국의 새로운 대안'을 언급한 바 있는데 이와 흡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모델은 선 폐기 후 보상 형태의 리비아식보다는 협상 폭이 넓고 보상의 시점에 유연성이 큰 방향일 것으로 예측된다. CVID 원칙과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 철회·안보위협 제거 등 체제 보장을 맞교환하는 방식이 점쳐진다.

미북정상회담에서 다룰 '폐기'의 대상을 생화학 무기까지 포함한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주장과 달리 핵무기·핵물질 등 핵 프로그램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도로 압축할 가능성도 있다. 나아가 대북제재 해제 시기를 기존 입장보다 유연하게 가져가는 제안이 포함될 수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신중 모드로 접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미북정상회담 결과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했다. 한반도 비핵화 입장을 고수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후퇴 없는 CVID 원칙=미북 간 밀당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미국이 비핵화 원칙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맹공을 받은 볼턴 보좌관은 북한 담화 이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성공적인 회담이 되도록 모든 일을 하겠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회담 목적에서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미국 정부들이 했던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점점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는 동안 북한과 끝없는 대화에 빠져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샌더스 대변인도 외신 인터뷰에서 "북한이 만나길 원한다면 미국은 준비돼 있다. 그들이 만나지 않길 원한다면 그것도 괜찮다"면서 "(회담이 무산된다면) 미국은 최대의 압박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영·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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