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40) LG전자 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상무·사진)이 그룹 지주사인 LG의 등기이사에 오른다. 이에 따라 LG 오너가의 4세 경영 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LG는 1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구 상무를 등기이사로 추천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내달 2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LG그룹 측은 "구본무 회장이 와병으로 LG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는데 제약이 있는 관계로 주주 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로 참여하는 게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이는 후계구도를 사전에 대비하는 일환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지난 2004년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 상무를 양자로 들여 사실상 후계자로 삼았다. LG 측은 구 회장 건강 상태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1978년생인 구 상무는 미국 뉴욕 로체스터인스티튜트 공대를 졸업한 뒤 지난 2006년 LG전자 재경 부문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미국 뉴저지법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 창원사업장 등을 거치며 제조, 판매 현장, 국내외 및 지방 현장 경험을 쌓았다. 2015년 LG 시너지팀 상무로 승진한 이후 3년간 LG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계열사 간 분업 또는 협업을 지원했다고 LG 측은 설명했다.
LG 관계자는 "충분한 경영훈련 과정을 거치는 LG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지금까지 전략부문에서, 또 사업책임자로서 역할을 직접 수행하며 경영 역량을 쌓아왔다"며 "평소 동료 직원들과 야구 관람도 같이 즐기는 등 소탈하게 지내지만, 일에서는 실무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재계는 이번 구 상무의 깜짝 등기이사 선임으로 LG가 본격적인 4세 경영 체제를 준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구 상무는 현재 LG그룹의 지주사인 LG의 지분 6.24%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구본무 회장의 지분(11.28%)을 물려받으면 지분율은 17.52%로 상승한다. LG는 구 회장의 부인인 김영식 여사(4.20%), 아버지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3.45%) 등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6.68%에 이르는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재계는 장자상속과 가족경영으로 뿌리가 깊은 LG인 만큼 경영승계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봤다. 다만 현재 구 회장의 LG 지분 가치가 지난 16일 종가 기준으로 1조5450억원에 이르는 만큼, 구 상무가 이를 물려받으면 수천 억원의 상속세를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