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은 유네스코(UNESCO)가 지정한 제1회 '세계 빛의 날'이다. 물리학자 시어도어 메이먼(Theodore Maiman)이 1960년에 최초의 '레이저'를 만들어 동작 시킨 날을 기념한 것이다. 광 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함이다.
우주의 탄생과 함께 생겨난 빛은 생명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에너지원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을 밝혀주는 소중한 존재이다. 19세기말 빛의 입자성과 파동성에 대한 연구는 물리학의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광통신은 1970년대에 빛을 가두어 전송할 수 있는 광섬유와 반도체 레이저가 실용화 되면서 시작됐다. 오늘날 광섬유 한 가닥을 통해 초당 수십 테라비트(TB, 10의 12제곱)의 정보를 전송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광통신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빠른 인터넷이 가능해져 세상도 많이 바뀌게 됐다.
초고속 광통신망 기반 위에서 인터넷은 기존의 시간과 공간적 제약을 벗어나게 해 줬다. 이로써 초지능, 초연결, 초실감 시대를 활짝 열어가는 중이다. 구글, 아마존 등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미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을 준비중이다. 이러한 플랫폼 사업자의 지속적인 성장에는 클라우드, 즉 데이터센터가 그 중심에 있으며, 광통신이 도전해야 할 영역이기도 하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 트래픽은 지난 2016년, 6.8 제타바이트(ZB, 10의 21제곱)에서 3년 후인 2021년에는 20.6 제타바이트로 3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내부 트래픽이 71.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데이터 트래픽 처리를 위해 스위치 칩의 용량도 함께 증가하고 있으나 트래픽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향후 5년 안에 스위치 칩의 인터페이스 속도와 용량이 물리적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에너지 소비와 상면적 문제가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트래픽 빅뱅에 대응하고 이러한 데이터센터의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저전력, 고집적 광인터커넥션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전광(All-Optical) 스위칭 기술을 개발하여 미래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의 변혁을 선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한다.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은 정체된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앞 다퉈 5G(세대) 통신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 통신사업자들은 이미 실감형 미디어와 자율주행 등 5G로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인바 있다. 무인 자율주행차, 로봇 원격제어 등 서비스가 가능해 지려면 데이터를 주고 받는데 걸리는 지연시간이 극도로 짧아져야 한다. 또한 5G에서는 고주파 대역의 넓은 밴드 폭을 활용해 더 많은 데이터를 고속으로 보내야 한다. 이에 따라 고주파 특성상 무선 구간은 짧아지게 마련이고 기지국 수가 증가하므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광통신 또한 담당하는 범위가 넓어지게 될 것이다. 다양한 5G 기반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수익을 창출하려면 네트워크가 빠르고 유연하고 자동화 돼야 한다. 프론트홀, 백홀, 수동형 광가입자망 등 유무선 광액세스 장비의 가상화와 지능화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연구진은 최근 의미 있는 '테크 데이'를 열었다.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기술의 진보에 대응하기 위해 네트워크 관련 산학연관 전문가 100여명이 ETRI에 모인 것이다. 광통신 기술과 네트워킹 기술 분야의 연구개발 동향과 네트워크 산업의 상생발전을 위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 한결같은 목소리는 네트워크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라는 데 주목했다.
광통신 기술은 자체로 드러나지 않아 일반인이 그 중요성을 인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지만, 분명 광통신은 초연결 지능 네트워크의 핵심 인프라라 할 수 있다. 결국, 광통신은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의 꽃을 피우게 할 소중한 존재다. 우리가 광통신 기술 개발에 더 박차를 가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