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삼성그룹 내 주요 기업을 겨냥한 전방위 압박을 펼치면서 삼성그룹주 펀드가 휘청이고 있다. 삼성그룹주 펀드 수익률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우량기업을 보고 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도 이탈하고 있다.
14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국내 32개 삼성그룹주 펀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0.92%로 코스피 1개월 수익률(0.55%)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주 펀드가 연초 조정장에서도 3.36%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수익률 하락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삼성그룹주 펀드의 수익률 하락은 타 그룹주 펀드와 비교하면 더 뚜렷해진다. 현대차·현대·SK·LG 등 기타그룹주 펀드 16개의 최근 한 달 평균 수익률은 1.56%로 삼성그룹주 펀드의 한 달 평균 수익률(-0.92%)을 크게 앞섰다.특히 현대 관련 그룹주 펀드의 경우, 1개월 평균 수익률이 3.11%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삼성그룹주 펀드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주 펀드에서 총 3963억원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우선,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지분 매각 발언과 삼성증권의 배당사고까지 겹친 4월 한 달간 삼성그룹주 펀드에서 1120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5월 들어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이달 들어 추가로 75억원이 유출됐다.
펀드별로는 운용순자산이 가장 많은 '삼성KODEX삼성그룹주 상장지수[주식]' 펀드의 경우 1개월 수익률 -2.40%를 기록하며 부진한 성과를 냈다. 이외에도 'IBK삼성그룹나눔매수&목표달성 1[주혼]' 펀드(-2.47%), 'IBK삼성그룹자[주식]A' 펀드(-2.41%),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 1(주식)(C 1)' 펀드(-2.09%), 'IBK삼성&현대차그룹나눔매수&목표달성 1[주혼]종류A' 펀드(-1.84%) 등의 1개월 수익률이 저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 계열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전방위 압박이 전체적으로 삼성그룹 펀드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주 펀드가 당국의 옥죄기로 수익률 부진, 자금이탈 등의 후폭풍을 맞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들은 포트폴리오 편입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에 따라 등급을 정해 일정비율을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룰베이스에 따라 운용되고 제재와 관련한 최종 결론 역시 나지 않아 포트폴리오에서 종목을 제외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