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천·파주·철원 부동산·경매 수요 몰려…“변동성 고려 투자 신중해야”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데 이어 다음 달 12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일정이 확정되면서 경기 파주, 연천, 강원도 철원 등 북한 접경지역 경매 낙찰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분묘가 있거나 개발이 어려워 활용도가 떨어지는 땅까지 투기 수요의 관심이 높은 상황이다.

13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일 입찰한 연천 왕징면 한 임야는 첫 경매에서 감정가 7868만5000원의 124%인 9770만원에 낙찰됐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 임야로 여러 기의 분묘가 있어 평소 같으면 수차례 유찰되고도 남았을 만한 토지에 9명이 경쟁이 붙으면서 유찰 한 번 없이 주인을 찾았다. 지난 8일 입찰한 인근 민통선 일대 잡종지는 10명이 공동소유 형태로 감정가 3억1830만7700원의 119%인 3억8010만원에 낙찰받았다.

이 물건은 앞서 지난달 초 1회 유찰돼 최저 매각가가 감정가보다 30% 낮은 2억2281만5000원에서 입찰이 진행됐는데 최종 낙찰가는 최저 매각가는 물론 감정가를 웃돌았다. 이 토지는 중요 군사시설의 최외곽 경계선으로부터 300m 내 지역으로 주택이나 기타 구조물의 신축과 증축이 금지된 곳이다. 또 일부 맹지로 개발도 쉽지 않다.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민통선 내 토지들은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는 잘 팔리지 않던 것들인데 최근 관계가 급호전되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추진되면서 개발이 어려운 땅까지 고가에 낙찰되고 있다"며 "남북 경제협력과 종전선언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세차익 또는 보상 등을 노린 투자 목적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파주와 철원 부동산도 낙찰 사례가 늘고 있다.

철원 밭(전)의 경우 지난 4일 첫 번째 경매에서 감정가 5621만4750원보다 비싼 6261만9990원에 팔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격 비율)이 111%에 달했다. 지난 9일 입찰한 파주시 월롱면의 논(답)도 감정가 1759만3000원의 105%인 1845만2500원에 주인을 찾았다.

아파트도 예외는 아니다. 파주 와동동의 한 아파트는 앞서 1회 유찰돼 최저 매각가가 감정가의 70%인 2억6250만원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지난 8일 입찰이 진행됐는데 총 13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 감정가의 99%인 3억4710만원에 낙찰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일대 경매 물건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유망 물건의 입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5월 138건이던 파주시의 토지 경매 진행 건수는 지난해 6월 122건, 7월 81건으로 줄어든 뒤 지난 3월 41건, 4월 24일까지 33건이 경매에 부쳐지는 데 그쳤다.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접경지 경매 물건의 경우 최근 경매 진행 전에 일반 매매시장에서 거래가 이뤄지며 경매를 취하하거나 기일을 변경해달라는 요청이 급속히 늘고 있다"며 "물건 감소로 투자가치가 기대되는 곳에는 응찰자가 대거 몰려 고가낙찰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