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제약의 '게보린'(사진)은 지난 39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장수 진통제다. '한국인의 두통약', '맞다 게보린' 등 문구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으며, 한국소비자포럼과 미국 브랜드 컨설팅사 브랜드키가 공동 조사하는 고객충성도 대상에도 3년 연속 선정됐다.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진통·해열에 효과를 보이며 위장과 신장에 대한 부작용이 다른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 약물보다 적은 것이 장점이다. 또 다른 성분인 무수카페인은 아세트아미노펜의 진통 작용에 상승작용을 일으켜 아세트아미노펜 정상 복용량의 1/3만으로 충분한 약효를 내는데 도움을 준다. 소염작용을 나타내는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은 시상하부의 체온 조절 중추에 직접 작용해 해열효과를 나타낸다.
◇ 1979년 출시한 '삼각형 하트 모양' 진통제= 게보린은 삼진제약이 스위스 제약사 가이스트리히와 협력해 개발한 제품이다. 삼진제약은 가이스트리히의 진통제 '게보딘'을 들여와 1977년부터 '게보나'로 시판을 했고, 이후 1979년 3월 제품명을 '게보린'으로 변경해 현재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게보나의 흰색 둥근 제형도 현재의 분홍색 삼각형 하트 모양 제형으로 변경됐다.
게보린 발매 당시 국내 해열진통제 시장은 '사리돈(아세트아미노펜)'이 약 35억원 매출로 시장을 선도하고, 아스피린, 맥시팬 등 다양한 제품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이 같은 치열한 시장에서 게보린은 두통 뿐만 아니라 치통, 생리통, 근육통, 신경통 등 다양한 통증에 빠른 효능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 "맞다 게보린!"이란 제품 소개 문구 또한 이러한 게보린의 효능을 함축적으로 표현해 소비자 선호를 높이는데 기여했다. 특히 지난 1980년대 초 '이산가족 상봉'은 게보린의 이미지를 더 강하게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삼진제약에 따르면 게보린 광고가 나가면서 '맞다'는 말이 유행했는데, 이산가족 상봉 장소에서 극적으로 다시 만난 이산가족들이 서로를 확인한 순간 '맞다 맞다'라고 외치며 얼싸안은 모습이 게보린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그동안 송재호, 하희라, 서경석, 강남길, 구준엽, 육중완, 송창의 등 친근하면서 건강미 있는 모델을 발탁해 온 게보린이 작년 8월부터는 랩퍼 치타를 광고모델로 선정해 젊은 층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의 전통있는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대중에게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다.
◇ 작년 매출 134억원… 올바른 약복용 캠페인 전개= 게보린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지난 2015년 121억원, 2016년 142억원에 이어 지난해 134억원 매출을 올렸다. 회사 측은 게보린의 꾸준한 성장을 모색하는 한편 추가 브랜드 개발도 계획하고 있다. 수출도 일부 이뤄지고 있다. 현재 게보린은 몽골,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등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캄보디아의 경우 '피노펜'이라는 현재 브랜드로 유통되고 있다.
아울러 삼진제약은 국민들이 보다 안전하고 바르게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의약품을 바로 알고 사용하는 캠페인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매해 열리는 건강서울페스티벌 행사에 참여해 서울시약사회와 함께 약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올바른 약복용을 통한 건강증진 방법을 시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또 각 지역 약사와 함께 일선 학교를 직접 찾아가 청소년을 위한 '알려주고 싶은 약 이야기(알약) 캠페인'을 5년째 실천하고 있다.
이성우 삼진제약 대표는 "게보린은 39년간 우리 생활 속의 통증을 해결하며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왔다"며 "한국인의 두통약이라는 브랜드 파워에 걸맞게 앞으로도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