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온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
윤혜온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
윤혜온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


올해 초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목적기관 지정법(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통과됐다. 2016년 7월 발의된 지 1년 7개월 만에 정식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연구목적기관 지정법'에는 출연연의 성격과 업무 특성을 반영하고 기능의 재조정 및 민영화 등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에, '연구목적기관 지정법'의 통과 이후 실효성 있는 시행령 및 지침 제·개정을 위해 출연연을 중심으로 과학기술계 관련 전문가들이 토론회 등을 거쳐 실질적인 효율화 방안을 정부에 제시하려고 진행하고 있다. 또한,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정부도 '전문가 의견수렴' 등을 거쳐 정부 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예고를 거쳐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출연연은 기타공공기관에서 벗어나 연구목적기관으로 새 출발 할 수 있게 된다.

지난 2007년 제정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운법)'에 따라 출연연은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됐으며 연구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공공기관과 동일한 잣대가 적용돼 왔다. 하지만 이제 출연연은 더 이상 평가를 잘 받기 위해 연구기관에 맞지 않는 경영 효율화나 서비스 제고 등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연구개발(R&D) 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최근 25개 출연연을 총괄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의 기관평가에서 과거와는 다른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NST의 소관기관 평가편람에서 출연연에 임무 중심형 기관평가를 도입해 기관장 취임 시 성과계획을 수립하고, 임기 말에 그 달성도와 우수성을 평가하는 제도를 적용한다고 한다.

그동안 출연연은 인력운영과 예산집행 등에 있어 기관경영 자율성과 차별적 연구사업 추진 등에서의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운영되어 왔다. '연구목적기관 지정법' 가이드라인에서는 출연연이 설립목적과 국가적 필요성에 근거한 중·장기 발전 계획을 세워 이에 충실하게 기관을 운영하고 연구원들은 목적에 맞는 R&D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출연연 연구 자율성 확보와 개인평가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같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연구원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성과중심 연봉제 등이 기관 특성에 맞도록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바뀌어 안정된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출연연에 우수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길도 넓어져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2월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서 확정된 '제4차 과학기술 기본계획('18~'22)'에서도 과학기술정책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될 수 있도록 2040년까지 과학기술이 달성해야 할 미래모습 제시 및 장기비전과 기본계획을 담고 있다. 출연연도 본연의 국가적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고유임무 수행을 정부가 보장해 주며 3년 임기의 기관장 기관 임무성과 달성을 위한 계획수립이 아닌 적어도 5년, 10년 이상 기관의 중·장기 발전 계획을 세우고 이에 근거한 추진전략을 마련하도록 지원해 주어야 할 때가 됐다. 관련해 현재 3년 임기의 기관장 임기도 4년 또는 그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하다.

이제 출연연이 기타공공기관에서 벗어나 연구목적기관으로 새 출발하며 출연연간 융합과 협력이 활발히 일어나는 혁신생태계를 조성하며 단기성과 중심에서 삶의 질 향상과 인류문제에 기여하는 연구개발을 지향하는 국가기관으로서의 위상과 연구자의 긍지를 회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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