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실별 인증 통해 책임 강화
단계별 적용 서비스 항목 확대

지난달 30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DTC 유전자 검사 제도개선 공청회 모습. 왼쪽부터 김경철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부사장, 강양구 코리아메디케어 기자, 김소윤 연세대학교 교수, 김나경 성신여대 교수, 신동일 한경대 교수, 김종원 삼성서울병원 교수, 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 이종극 서울아산병원 교수, 박미라 보건복지부 과장.
지난달 30일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열린 DTC 유전자 검사 제도개선 공청회 모습. 왼쪽부터 김경철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부사장, 강양구 코리아메디케어 기자, 김소윤 연세대학교 교수, 김나경 성신여대 교수, 신동일 한경대 교수, 김종원 삼성서울병원 교수, 신동직 메디젠휴먼케어 대표, 이종극 서울아산병원 교수, 박미라 보건복지부 과장.
보건복지부, 제도개선 공청회

정부가 규제에 막혀 좀처럼 크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 직접 의뢰 유전자검사(DTC)'의 활성화를 위해 규제 개선에 나선다. 단계별 인증제를 적용해 정부가 인증한 검사실은 서비스 가능 항목을 늘려주는 것이 골자다.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는 서울 을지로 페럼타워에서 'DTC 유전자 검사 제도개선에 관한 공청회'를 열고 유전자분석 업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향후 제도 개선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DTC는 의료기관이 아닌 유전자검사기관이 소비자에게 직접 의뢰받아 유전자검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2016년 7월부터 이를 허용했지만 유전자분석 대상 항목을 카페인 대사, 혈압, 혈당, 색소침착, 모발굵기 등 12가지에 한정하고 있어 서비스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산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미 미국은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등에 질병 예측 검사를 허용했고, 일본은 장수 가능성, 생체지표 등 300여 개 항목에 유전자 검사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가 작년 11월 구성한 민관협의체는 미국의 유전자 검사기관 인증제도(CLIA)와 유사한 'DTC 유전자 검사실 인증제 '를 도입하자는 결론을 냈다. 미국은 모든 유전자 검사기관이 CLIA 법률에 따라 인력·장비·시설 등을 갖추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의 현장실사를 통해 기관 인증을 받으면, 평가·검증을 거쳐 검사항목별로 승인을 거쳐 해당 서비스가 가능하다.

미국에서 다양한 항목의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인증받은 업체가 항목별 승인을 받아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이를 도입해 검사실별 인증으로 관리를 강화하고, 새로운 서비스 항목에 대해서는 검사실별 인증을 통해 등급별 허용항목을 차별화하자는 방안이다. 1등급 기관은 질병 예방을 위한 검사항목을 허용하고, 2등급 기관은 웰니스 검사항목을, 3등급 기관은 기존 고시대로 12개 항목에 대해 서비스가 가능토록 하는 식이다. 인증제가 도입되면 기존 검사 항목에 웰니스와 질병 예방 검사 항목이 인증 기관마다 추가될 전망이다. 김종원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유전자 검사실과 검사 내용의 질적 수준을 최소한 보증받도록 의무화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검사실이 전적으로 지도록 하는 것"이라며 "검사정보를 최대한 제공하고 투명성을 확보해 소비자가 본인 비용을 갖고 검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인증제의 요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49조에 '보건복지부장관은 유전자 검사기관의 운영, 검사 정확도 등을 정기적으로 평가해 인증할 수 있다'는 등의 항목을 신설해야 한다. 시행규칙에도 평가와 인증에 대한 평가체계, 평가기준, 절차 등에 대한 고시가 이뤄져야 한다. 김경철 테라젠이텍스 바이오연구소 부사장은 "이번 단일안은 명분이나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안으로 보인다"며 "다만 용역 서비스, 법 개정 및 고시 등이 1년 이상 소요될 때 산업 경쟁력은 그만큼 약화 될 것이기 때문에 일정 단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진단 서비스를 평가하는 주체인 유전자검사평가원이 아닌, 학계·산업계의 적절한 인적 구성이 포함된 새로운 인증 주체가 구성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박미라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산업계의 요구를 충분히 알고 있지만 법률 개정 사안이라 국회 합의가 필요하고 시간도 필요하다"며 "다만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정안을 받아들이면 큰 시간 소요 없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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