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카드시스템 구축·운영사업자 한국스마트카드가 대중교통카드 통합정산과 티머니 판매 외에 손대는 사업마다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고급택시 서비스, 해외사업 등에서 손실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취임한 김태극 대표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스마트카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611억원과 영업이익 142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매출 2102억원, 영업익 59억원, 2016년 매출 2427억원, 영업익 91억원에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2003년 설립된 한국스마트카드는 티머니 기반 교통카드시스템을 서울과 지자체에 구축해 위탁운영하고 요금 정산에 따른 수익을 보장받는다.
이 회사는 교통카드 사업 외에도 티머니 고객센터인 한국스마트카드CS파트너스와 고급 택시서비스 하이엔을 관계기업으로 두고 있다.
아울러 교통카드시스템 수출을 위해 해외컨설팅 사업을 전담하는 에스엠뎁을 비롯해 미국 뉴욕에 거점을 둔 티머니아메리카, 말레이시아에 사무실을 둔 티머니아시아, 몽골 울란바토르스마트카드 등을 설립하고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한국스마트카드 외에 대부분 관계기업이 자본금 잠식 상태다. 뉴욕 택시사업을 위해 세운 티머니아메리카는 자본금이 바닥나 2억원의 총손실을 떠안으면서 지난해 법인을 청산했다. 티머니아시아도 자본금이 마이너스 3억원에 달한 가운데 손실을 계속 보고 있다. 울란바토르스마트카드는 자본금이 마이너스 35억원, 총손실은 48억원을 넘어섰다.
국내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이엔은 지난해 자본금 마이너스 21억원, 총손실 18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분율 감소로 종속기업에서 제외됐다. 에스엠뎁의 손실액은 7억원이었고 스마트카드CS파트너스도 손실을 냈다. 사실상 지자체가 보장하는 교통카드 통합정산과 운영, 티머니 카드 판매를 빼면 모든 사업이 마이너스인 셈이다.
이 가운데 경기도와 벌이고 있는 버스통합정산시스템 운영관리비 소송 1심에서 승소했으나 2심에서 패소했다. 그 결과 원고인 경기도에 183억원을 반환해야 했다. 회사측이 대법원에 상고한 가운데 대법원 결과에 대해 다른 지자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달 취임한 김태극 대표는 이런 상황을 타개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스마트카드 관계자는 "교통인프라 영역은 투자한 후 바로 수익이 나오지 않는 구조"라면서 "뉴욕 택시는 잘 안돼 아메리카 법인을 정리했고 하이엔도 운수업체와 좋은 뜻에서 같이했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