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회계처리상 부적절 결론 조치사전통지서 당사자에 통보 최종 확정땐 중징계·상폐 위기 삼성바이오 "입장 소명에 최선"
금융당국이 1년간 이어온 삼성바이오로직스 특별감리 결과, 분식회계 혐의가 있다고 잠정 판단했다. 최종 결과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종적으로 분식회계로 결론 날 경우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3월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특별감리를 진행한 결과 회계처리상 위반사항이 있다고 판단했다. 금감원은 위반 사실과 함께 향후 예정조치를 정리한 조치사전통지서를 당사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감사인인 삼정·안진회계법인에 통보했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과거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회계처리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분 9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신약이 유럽에서 허가를 받자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했다.
이와 함께 관련 규정에 따라 취득가액이 아닌 공정가액으로 평가해 회계처리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신약 승인 등 성과를 내기 시작한 이후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작 투자한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정해진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 행사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가 아닌 관계회사로 전환한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시장가치는 급상승했고, 2011년부터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회계연도에 1조9000억원의 흑자로 돌아섰다. 이같은 경영성과를 앞세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듬해인 2016년 코스피에 상장했다.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소명 기회를 준 후 이르면 오는 10일 열리는 감리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하고,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분식회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리위와 증선위에 안건을 부의하기 전 위반사실과 예정조치 내용을 회사와 감사인에 전달했다"며 "최종 판단은 증선위 회의를 통해 확정되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최종 판결이 아직 나지 않았지만 관계사 전환이 분식회계를 위한 편법으로 활용됐다는 점이 확인되고, 이를 기초로 상장했다는 내용이 밝혀질 경우, 중징계는 물론 상장폐지도 우려되고 있다. 이 경우 앞선 감리에서 면죄부를 준 한국공인회계사회와 상장심사를 맡았던 한국거래소도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분식회계로 결론이 난다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7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가 확인될 경우, 당장 2일 개장하는 주식 시장에서 큰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상 문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도 연루돼 있다. 심상정 의원과 참여연대는 이 같은 회계처리 방식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주주인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여 2016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통지서를 받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향후 열릴 감리위와 증선위에서 금감원의 판단 결과를 강력히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서 한국공인회계사회와 복수의 회계법인, 증권사, 법무법인을 통해 이미 충분히 적법성을 인정받은 만큼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 관련해서는 두 회사의 합병비율을 산정한 이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관계사로 변경했기 때문에 역시 의혹의 대상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회계처리 이슈에 대해서는 과거에도 당사 홈페이지를 통해 자세히 설명한 바 있다"며 "앞으로 법적으로 정해진 절차인 감리위 심의, 증선위 의결 등의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당사의 입장을 소명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