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경협두고 '기다려야 하는 것'
섣부른 추진 한·미 공조에 차질
천문학적 비용… 퍼주기 의식도
청와대 남북경협 '신중모드' 배경
청와대가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안 제출을 서두르는 것과 대조적으로 남북경제협력에 대해서는 '로키(low-key·눈길 끌지 않도록 절제)'로 대응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판문점 선언 후속조치를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면서 추진하라"면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또 여건이 갖춰지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합의서 체결 비준 공포 절차를 조속히 밟아 달라"고 했다.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은 당장 해야 할 일로 판단한 것이다. 반면 '기다려야 하는 것'은 경협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 건 사전 조사연구부터 시작하기 바란다"고 했는데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발표 당시에도 "10·4 정상선언의 이행과 남북 경협사업의 추진을 위한 남북공동조사 연구작업이 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남북 경협사업에 대해 청와대가 신중 모드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미북 간 북핵 담판이 끝나기 전에 섣불리 추진했다간 한미 공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재계 등 민간에서 남북 경협에 대해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청와대는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9일"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경협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9일 국내 언론사 대표 간담회 자리에서 "북한은 경제와 관련한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한 바 있다. 북한이 우리 정부를 대북제재의 약한 고리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태에서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자세로 풀이된다.
경제부처에서는 남북 경협과 관련해 '함구령'까지 내려졌다는 말도 나온다. 민간 차원과 달리 청와대나 정부발 메시지는 향후 외교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협에 들어가는 재원 문제도 청와대의 신중 모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책기관과 민간연구소 등이 정상회담 직후 경협 소요 비용을 추산한 결과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남북 경협을 추진하려면 10년 간 100조∼270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이는 정부가 올해 운용하고 있는 남북협력기금 규모 1조 6182억 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경협을 추진하려면 증세를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은 물론 적자 국채 발행도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퍼주기'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때문에 청와대는 우선 남북 경협 관련 조직을 재정비하고 방향성을 잡는 작업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박미영기자 mypark@
섣부른 추진 한·미 공조에 차질
천문학적 비용… 퍼주기 의식도
청와대 남북경협 '신중모드' 배경
청와대가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동의안 제출을 서두르는 것과 대조적으로 남북경제협력에 대해서는 '로키(low-key·눈길 끌지 않도록 절제)'로 대응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판문점 선언 후속조치를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면서 추진하라"면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또 여건이 갖춰지기를 기다려야 하는 것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합의서 체결 비준 공포 절차를 조속히 밟아 달라"고 했다.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은 당장 해야 할 일로 판단한 것이다. 반면 '기다려야 하는 것'은 경협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 건 사전 조사연구부터 시작하기 바란다"고 했는데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발표 당시에도 "10·4 정상선언의 이행과 남북 경협사업의 추진을 위한 남북공동조사 연구작업이 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남북 경협사업에 대해 청와대가 신중 모드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제사회 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미북 간 북핵 담판이 끝나기 전에 섣불리 추진했다간 한미 공조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재계 등 민간에서 남북 경협에 대해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청와대는 극도로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29일"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서 경협을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일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19일 국내 언론사 대표 간담회 자리에서 "북한은 경제와 관련한 어떤 요구도 하지 않았다"고 한 바 있다. 북한이 우리 정부를 대북제재의 약한 고리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태에서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자세로 풀이된다.
경제부처에서는 남북 경협과 관련해 '함구령'까지 내려졌다는 말도 나온다. 민간 차원과 달리 청와대나 정부발 메시지는 향후 외교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경협에 들어가는 재원 문제도 청와대의 신중 모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책기관과 민간연구소 등이 정상회담 직후 경협 소요 비용을 추산한 결과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남북 경협을 추진하려면 10년 간 100조∼270조 원 규모의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이는 정부가 올해 운용하고 있는 남북협력기금 규모 1조 6182억 원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경협을 추진하려면 증세를 포함한 추가경정예산은 물론 적자 국채 발행도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퍼주기'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때문에 청와대는 우선 남북 경협 관련 조직을 재정비하고 방향성을 잡는 작업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박미영기자 mypark@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