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위원장·원승연 부원장
비관료 출신 기용 가능성 높아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 보름만에 낙마 한지 2주째가 돼 가지만 후임 금감원장에 누가 올지, 또 언제쯤 인사가 날지 설왕설래만 가득한 상황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금감원장 인선 논의가 남북 정상회담과 6월 지방선거 등 굵직굵직한 정치현안에 밀려 차일피일 지체되고 있다.

금감원 내부적으로는 두 명의 원장이 잇따라 불명예 퇴진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따라서 가급적 빠른 시기에 원장 인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구성원들의 바람이지만, 워낙 큰 중대한 정치적 현안들에 밀려 자칫 6·13 지방선거 이후로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이나 업계에서는 차기 금감원장으로 비관료 출신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금융감독에 익숙한 관료 출신으로는 금융 적폐청산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는 만큼, 비관료 출신이 기용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현재 금감원장 후보군으로는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을 역임한 윤석헌 서울대 경영학과 객원교수와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고동원 성균관대 법학대학원 교수, 조훈 KAIST 교수, 황성현 인천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특히 전성인 교수는 은산 분리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금융위의 케이뱅크 인가 문제를 지적하는 등 개혁성향이 강한 인물로 꼽힌다.

윤석헌 금융행정혁신위원장도 민간 금융회사의 근로자추천이사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 키코(KIKO) 사태 재조사 등의 금융위 개혁 안건을 제안하는 등 금융정책에 해박한 진보 성향 경제학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원승연 금감원 자본시장 담당 부원장도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원 부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을 거쳐 신한BNP파리바 자산운용과 교보악사자산운용 최고운용책임자(CIO) 등을 역임했다. 가능성은 낮지만 관료 출신으로는 김주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행정고시 25회), 윤종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대사(27회), 정은보 전 금융위 부위원장,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30회) 등이 여전히 후보군에 올라 있다.

인선 시점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감원장 후임 인사가 자칫 6월 지방선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만큼, 청와대나 정부여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감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아예 후임 금감원장 언급 자체를 금기시 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소식통은 "이제는 누가 오든 상관없다는 분위기"라면서 "후임 금감원장에 어느 분이 오더라도 높아진 도덕적 잣대를 잘 버텨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김동욱기자 east@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