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부품대금 불법감액 적발
성경제 공정거래위원회 제조하도급개선과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하도급법을 위반한 LG전자에 대한 과징금 처분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경제 공정거래위원회 제조하도급개선과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하도급법을 위반한 LG전자에 대한 과징금 처분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LG전자가 스마트폰 부품 단가 인하를 하도급 업체와 합의한 뒤 그 이전 생산분까지 소급 적용하다 경쟁당국에 적발됐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28억원의 하도급 대금을 절약했으나 결국에는 28억원의 대금과 지연이자를 업체에게 지급하고 33억원의 과징금까지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5일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LG전자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33억24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과징금과 함께 감액한 28억 8700만원에 지연이자 까지 더한 금액을 업체에 지급해야 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LG전자는 2014년 7월부터 2017년 3월까지 24개 하도급 업체와 총 1318개 품목의 납품단가를 인하하기로 했다. 하지만 합의일 이전에 생산한 품목까지 인하 단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대금 28억8700만원을 삭감했다.

당시 LG전자 MC사업부는 12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내고 있어 원가 절감이 절박한 상황이었고, 이에 따라 대금 인하를 유도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또 LG전자는 납품단가 인하 합의일이 아닌 해당 달의 1일부터 인하 단가를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컨대 30일 인하에 합의했다면 그 달 1일부터 29일까지 납품한 부품도 인하된 가격을 적용하는 식이다.

공정위는 LG전자의 부당행위로 하도급 업체당 평균 1억2000만원의 손실을 떠안았고,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곳은 최대 5억9900만원의 대금을 덜 받았다고 덧붙였다.

LG전자는 월말에 대금을 정산하는 거래 관행에 따라 소급 적용한 것으로 업체의 합의·동의 하에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과거 단가 소급적용 위법 요건이 '일방적'으로만 규정돼 있었지만, 동의 여부를 떠나 소급 자체를 위법으로 보는 내용의 법 개정이 2013년 5월 이뤄지면서 LG전자의 행위를 위법으로 판단했다.

성경제 공정위 제조하도급개선과장은 "대기업들이 수익성 개선을 명목으로 납품단가 인하를 소급 적용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합의·동의 유무를 불문하고 감액 행위에 해당된다"며 "하도급 업체의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불공정 행위를 엄중 제재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공정위 판단은 협력업체와의 사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인하 부분만 획일적으로 해석한 것"이라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률적 판단을 받아 보겠다"고 밝혔다.

세종=권대경기자 kwon21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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