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정부와 산업은행이 한국지엠(GM)에 대한 지원 선결 요건으로 제시한 10년 이상 한국 체류와 중요 의사 결정에 대한 '비토권(거부권)'을 본사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한 정부·산은과 GM 간 협상이 이르면 26일부터 윤곽을 드러낸 이후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업계와 산은 등에 따르면 GM 측이 10년 이상 한국시장 체류와 중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산은에 비토권을 주는 조항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산은은 한국GM에 직·간접적 일자리 15만6000개가 달린 만큼 최소 10년 이상은 체류해야 정부 지원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2002년 한국GM을 인수한 GM은 15년의 지분 매각 시한이 종료된 2017년 10월 이후 3개월만인 올해 1월 군산 공장 폐쇄 등 한국시장 철수론을 끄집어냈다.
일단 GM 측은 10년 이상 체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차 2종을 배정하겠다고 밝힌 데다 정부에 제출한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서에 앞으로 10년간(2018∼2027년)의 생산과 사업계획을 담은 만큼 10년 이상 국내 체류 조건은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한국GM 총자산의 20%를 초과하는 자산의 처분·양도 등 중요 결정사항에 대한 비토권도 GM 측에 요구했다. 산은의 지분율이 몇 %로 내려가든 중요 의사결정에 대한 비토권은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제시한 것이다. 이 비토권이 없으면 한국GM의 공장이나 토지 등 부동산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으므로, 비토권이 확보되지 않으면 자금 지원도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GM 측은 비토권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정부 지원이 어렵다는 부분을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국GM에 대한 차등감자의 경우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이에 대해 정부·산은도 수용하는 분위기다.
산은이 경영정상화 이후 지분율을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에 대한 부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주총이나 주주 감사 등에서 산은이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선 일정 부분 지분 확보는 불가피하다.
GM 측은 한국시간으로 26일 저녁 미국에서 진행되는 1분기 기업설명회(IR) 콘퍼런스 콜에 앞서 협상을 마무리 짓기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산은은 26일이든 앞서 GM이 제시한 27일 시한이든 구두나 조건부 양해각서(MOU) 성격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내달 초 실사 종료 후 실사 중간보고서와 결과가 일치한다는 조건으로 공식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으로 추진 중이다. 김양혁기자 mj@dt.co.kr
지난 23일 한국지엠(GM) 노사가 제14차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에서 법정관리 마감시한 57분을 남기고, 극적으로 합의안을 이끌어 낸 이후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왼쪽부터), 베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노사 잠정합의 이후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