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하나금융으로 촉발된 은행권 채용비리 여파가 신한금융으로 까지 번지면서 금융권 신규 채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특히 금융당국 차원에서 마련중인 은행권 채용 가이드라인은 6월 말이나 나올 예정이어서, 그 이전까지는 사실상 신규 채용이 전면 중단될 상황이다.
24일 디지털타임스가 은행과 여신전문금융사(카드·캐피탈), 보험사의 2016~2017년 신규 채용 현황과 올해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금융사가 올해 신규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은행중에서는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기업은행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신규 채용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채용비리로 이광구 전 행장 등 인사 담당자들이 재판에 넘겨졌지만, 농협은행과 기업은행은 채용비리 여파에서 비켜 서 있다.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은 2016년과 지난해 채용 규모를 지속 확대해왔지만, 올해는 검찰조사 까지 받는 상황이어서 세부적인 채용 규모 조차 확정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채용비리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고 있는 신한은행도 신규 채용 업무가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지방은행 5곳도 올해 신규 채용 여부를 확정짓지 못했다. 부산은행과 광주은행 등이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신규 채용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상황은 신용카드 및 캐피탈 업계도 마찬가지다. 신한카드 등 8개 전업계 카드사를 포함해 현대캐피탈과 아주캐피탈, KB캐피탈 등 11개 여전사는 매년 신규 채용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올해는 비씨카드와 롯데카드, 아주캐피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업체들이 상반기 채용 계획 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보험사들도 금융권 채용비리 여파로 인력수급에 차질이 우려된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상반기 채용을 하반기로 미루거나 아예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한 곳이 다반사다.
금융사들은 은행연합회와 은행들이 공동으로 마련중인 '채용 모범규준'이 나오기 전 까지는 현재와 같은 신규 채용 대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채용 모범규준이 빨라야 6월 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시중은행을 비롯해 주요 금융권의 상반기 신규 채용은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 공동 모범규준이 나오면 은행들이 이를 반영해 하반기 신규 채용을 진행할 수 있지만, 채용비리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채용은 상당 기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금융권의 채용문화를 전방위적으로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으로서는 채용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면서 "결국 정부의 청년 일자리 확대정책과 거꾸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