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침에 희망퇴직 중단
임금피크제 대상만 280여명

IBK기업은행의 인력구조가 책임자급 비중이 큰 '항아리형' 구조로 고착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지침에 막혀 희망퇴직을 실시하지 못하면서 기형적인 인력구조가 심화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015년 말 188명을 끝으로 명예퇴직 제도를 중단한 바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오는 7월에 62년생 하반기 출생자 142명이 대거 임금피크제(임피)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62년 상반기 출생자 140여 명은 임금피크제에 돌입했다.

올 한해에만 총 280여명이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는 것을 비롯해 해마다 수백여명이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는 구조다.

일반 시중은행들이 매년 명퇴 제도를 통해 고령층의 관리자급 직원들에 대한 퇴출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데 반해 IBK기업은행은 제대로 된 퇴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신한은행의 경우 해마다 200~400여 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고 우리은행도 지난해 하반기에 희망퇴직을 통해 1011명의 직원을 내보냈다. KB국민은행도 4300여 명의 인력을 명퇴 형태로 정리했고, KEB하나은행도 지난 2015년 외환은행과의 통합은행 출범 이후 1196명이 퇴출됐다. 시중은행들은 적극적인 퇴출시스템을 통해 과거 고령층이 많은 항아리형 구조에서 젊은층이 두터운 피라미드형으로 옮겨가고 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올해에만 280명 가량의 지점장과 팀장급 인력들이 후선 업무로 밀려나는 상황이다. 은행 뿐만 아니라 일반 행원들 모두가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측으로서는 최대한 희망퇴직제도를 부활시켜 인력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에서 신규채용을 확대하라는 입장인데, 매년 임금피크제 대상자까지 큰 폭 으로 늘어나면서 인사 적체가 가중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IBK기업은행은 현재와 같은 비정상적인 항아리형 인력구조로는 신규 행원을 늘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IBK기업은행의 지난해 정규직 신규 채용자는 409명으로 지난 2012년 보다 67명이나 감소했다. 올해도 신규채용이 진행중이지만 선발 인원은 170명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장기 근속자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 청년 신입직원을 더 늘리자는 임금피크제 제도 도입 취지에도 역행하고 있는 셈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하 금융노조)도 현 임금피크제가 사업장 마다 시기와 임금 요율도 달라 문제가 크다며 원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공기업인 IBK기업은행의 재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기획재정부는 올해 희망퇴직 실시에 대해 아직 아무런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 실시와 관련해서는 아직 내부적으로 확정된 기준이 없다"고 밝혔다.

김동욱기자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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