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유치 과도한 요금경쟁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영업손실
전파사용료 1600억대 감면 무색

[디지털타임스 정예린 기자] 알뜰폰 산업이 지난해에도 적자를 기록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업자 간 치열한 경쟁이 출혈로 이어지면서 적자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알뜰폰 업계 전체는 적자를 기록했다. 과기정통부는 현재 알뜰폰 업계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집계 중으로 4월 말 공개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난해의 영업손실도 2016년과 비슷한 추세"라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의 적자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알뜰폰 업계는 2013년 9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14년에는 965억원, 2015년에는 51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발표된 2016년 영업손실은 317억원이다. 손실액이 점점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적자 신세다.

특히 KT엠모바일과 미디어로그의 영업손실이 전체 알뜰폰 업계 적자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두 회사는 2016년 각각 415억원, 11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합하면 534억원으로 업계 전체의 영업손실을 훌쩍 뛰어넘는다. 두 회사의 지난해 상황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난해 KT엠모바일은 4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미디어로그 역시 손실이 14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알뜰폰 업계가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추정의 주요 근거다.

업계는 두 회사의 영업손실의 원인으로 지나친 가격 경쟁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 두 회사는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가격이 낮은 요금제를 출시했다. 미디어로그는 현재 △1만7500원에 데이터 6GB, 음성 100분, 문자 100건 △2만2000원에 데이터 10GB, 음성 100분, 문자 100건 등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를 감수하지 않고선 절대 출시할 수 없는 '출혈 요금제'"라고 지적했다. KT엠모바일 또한 월 1만9800원에 데이터 10GB, 음성 100분, 문자 100건을 제공하는 실용유심 10GB요금제를 내놨다.

두 회사는 군소 알뜰폰 사업자와 달리 대기업 자회사로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출혈 경쟁도 불사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미디어로그는 지난해 8월 LG유플러스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450억원을 지원했다. 지금까지 LG유플러스가 미디어로그에 지원한 금액은 1500억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알뜰폰 업계의 적자 상태가 계속되면 정부의 노력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6년간 알뜰폰에 대해 약 1600억원 상당의 전파사용료를 감면해줬다. 도매대가를 산정하기 시작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통사와 협의해 음성은 65.9원에서 26.4원으로 60%, 데이터는 141.91원에서 4.51원으로 97% 통신망 도매대가를 인하해왔다.

이에 대해 업계 일부에서는 내부 출혈을 지양해야 적자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SK텔링크의 경우 지난해 32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순이익에는 알뜰폰 사업 외에도 국제전화와 B2B(기업간 거래) 등 다양한 사업 부분이 포함돼있다. SK텔링크의 경우 지난해 단말기 할인 등의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동영상 강의에 최적화한 데이터 요금제, 택배기사나 대리운전기사를 위한 요금 상품 등을 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이 중장기적으로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망 대가 협상을 하는 정부와 망 제공자의 몫도 있지만 알뜰폰 사업자의 몫도 있다"며 "알뜰폰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예린기자 yesli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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