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벤쳐스' 설립 후 투자 없어
오픈이노베이션포럼 폐지 위기


차세대 전략으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내세웠던 한미약품이 사실상 소극적인 벤처 투자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제약업계와 투자 데이터 회사 더브이씨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혁신적인 제약·바이오벤처에 투자하기 위해 지난 2016년 6월 총 100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한미벤쳐스'의 투자 사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부사장(사진)을 한미벤쳐스 대표이사로 두고, 작년에 임 회장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투입했지만 그동안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여러 곳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투자한 곳들이 있고 아직 공식적으로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 "현재 헬스케어분야 여러 스타트업에 60억원 이상 투자가 된 상황이고, 프로젝트 특성상 외부 공개가 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전했다.

한미벤쳐스 뿐만 아니라 한미약품 차원에서도 국내 제약·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는 저조한 상태다. 한미약품은 지난 2008년 국내 신약개발 바이오벤처 크리스탈지노믹스에 310억원 규모 투자를 진행하며 "앞으로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미약품은 2016년 6월 보유하고 있던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지분 전량을 갑작스럽게 매도했다. 이로 인해 한미약품이 얻은 시세차익은 약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또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바이오벤처 레퓨젠과 바이오신약 공동 연구 협약을 맺었지만, 해당 공동연구도 작년 상반기 중단했다. 유한양행이 최근 몇 년 동안 1300억원 이상을 바이오벤처에 투자하고, 한독도 바이오벤처 제넥신에 350억원을 투자하는 등 국내 상위제약사의 바이오벤처 투자가 활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미약품이 지난 2016년 의욕적으로 개최한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도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당시 한미약품은 포럼을 통해 신약개발 과정에서 체득한 노하우를 공유하고, 다양한 산·학·연과의 협업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었지만 이후 행사는 무기한 연기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미벤쳐스가 설립된 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공식화된 투자 사례가 없어, 한미약품의 국내 제약·바이오벤처 투자 의지가 큰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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