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를 전세 끼고 살 때 필요한 갭투자 평균 비용이 2억3000만원으로 1억원 증가하면서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부터 아파트 매매가격이 약보합세로 돌아섰지만 연초 급등했던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은 반면 전세는 상대적으로 하락해 갭투자 비용이 늘었다.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도소득세 중과, 주택 대출 강화 등 규제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갭투자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갭투자 비용은 평균 2억3199만원으로 지난해 1억9250만원과 비교해 1억원(20.5%) 가까이 증가했다. 2011년 2억5243만원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세가 저렴한 재건축 대상 아파트까지 포함하면 갭투자 비용 부담은 더 커진다. 서울 아파트 갭투자 비용은 2008년 매매가격 급등으로 3억2253만원까지 벌어진 뒤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 2015년에는 매매 약세, 전세 강세 영향으로 1억2715만원으로 축소됐다.

이 시기에 유주택자가 소액의 현금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추가 구입하는 갭투자가 유행했다.

이후 전세는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택 거래량 증가로 매매가격은 크게 뛰면서 갭투자 비용이 2016년 1억4403만원에서 2017년 1억9250만원으로 늘었고, 올 들어 이달 현재 2억3000만원을 웃돌고 있다.

올해 갭투자 비용 증가는 연초 급등한 매매가격이 별로 내려가지 않은 반면, 수도권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로 전셋값은 연초부터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부동산114 통계 기준으로 올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재건축 제외)은 6억8490만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6.79% 올랐으나 전세는 평균 4억5291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0.8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세가율을 봐도 갭투자 비용이 최고를 찍었던 2008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37.38%에 불과했으나 갭투자 비용이 근래 최저였던 2016년에는 74.89%까지 올랐다. 이후 전세가율은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말 70%에서 올해 4월 66.14%로 하락했다. 전세가율이 낮을수록 갭투자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다.

구별로는 서초가 5억445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4억5203만원보다 1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최근 서초 전세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남이 5억3479만원, 송파 4억9026만원을 기록하는 등 강남 3구 갭투자 비용이 서울 평균의 2배를 웃돌았다.

비강남권에서는 용산이 4억3261만원으로 가장 높고 양천 3억61만원, 성동 2억9403만원, 광진 2억6547만원, 마포 2억4188만원 등이 서울 평균보다 높았다.

지방에서는 세종이 1억8313만원으로 가장 높고 제주 1억1258만원, 부산 1억12만원, 울산 7725만원, 대구 7713만원 순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입주물량 증가로 전셋값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갭투자자가 전세 계약이 끝나면 보증금 일부를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역전세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전세 하락이 계속되면 갭투자자들의 고통이 커질 것"이라며 "전세에 이어 매매가격도 약세를 보일 경우 갭투자자들이 샀던 주택들이 시장에 급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도세 중과, 보유세 개편, 대출 규제 등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만큼 당분간 전세를 낀 주택 구입은 신중히 결정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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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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