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유령주식 매도 사고로 인한 후폭풍이 당사자인 삼성증권 뿐만 아니라 여타 증권사를 비롯해 금융투자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삼성증권 뿐만 아니라 증권사 전체를 대상으로 투자시스템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를 예고하고 있고, 주가급락에 피해를 본 투자자들은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중이다. 가장 크게 우려되는 점은 금융투자 업계가 최우선으로 삼고 있는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우선, 금융감독원이 유사사고 차단을 위해 증권사 전체에 대한 시스템 정비에 착수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10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대표 17명과 간담회를 열고 실추된 신뢰를 다시 회복하자고 강조했다. 이날 김 원장은 "유사 사고가 재발할 경우 자본시장의 신뢰는 회복이 불가능하다"며 "내부통제시스템을 신속히 점검해달라"고 당부했다.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에 대한 특별검사에 돌입한데 이어 여타 증권사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에 맞춰, 증권사들은 내부적으로 시스템 점검에 나서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의 숙원인 초대형 IB(투자은행) 사업도 큰 타격이 우려된다. 자본금 4조원 이상의 대형 증권사들은 이미 초대형 IB 허가를 받았지만,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 인가는 한국투자증권 한곳만 받은 상황이다. 삼성증권을 비롯해 4개 증권사들이 발행어음 인가를 고대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인가작업은 상당기간 지연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의 직접적인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을 비롯해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주요 연기금이 삼성증권과의 직접 거래를 잠정 중단키로 했다. 금융투자 시스템의 신뢰성이 추락하면서 삼성증권과의 직접 거래를 중단키로 한 것이다.

무엇보다 땅에 떨어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과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허술한 투자시스템, 불평등한 매매시스템에 대한 투자자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동안 기관투자자, 해외투자자들의 전유물이었던 공매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 건수가 몇일만에 20만을 넘어섰고, 삼성증권 주가 급락으로 손해를 본 투자자 400명은 직접 피해보상을 신청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증권 경영진들이 보여줬던 안일한 대처가 일반 국민들의 불신을 더 부추겼다고 지적한다. 삼성증권 경영진들은 사건이 일어난 당일이나 주말에 대국민 사과를 통해 피해가 커진 배경이나, 피해 규모, 보상대책 등을 소상히 밝혔어야 했다. 사태의 책임을 물어 대표이사의 해임권고, 기관경고 이상, 영업정지 수준의 중징계가 예고되는 이유다.

미국 중국간 무역대전이 확산되고, 경기둔화가 장기화 되면서 요즘 주식시장은 장기간 정체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투자자들의 불신을 증폭시킬 대형사고 까지 터지면서 금융투자 시장은 한마디로 패닉 상태다. 땅에 떨어진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일에 증권사들은 물론 금융당국도 힘을 보태야 할 때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