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임기를 2년 남긴 임기철 KISTEP 원장(사진)이 이 날 퇴임식을 갖고 물러났다.
임 원장은 지난 정권 말인 2017년 4월에 취임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통령실 과학기술비서관,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낸 임 원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상위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계속해서 사퇴 압박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 원장과 함께 사퇴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 박태현 전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과 조무제 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도 각각 지난해 12월과 지난 3월 말 임기를 절반 이상 남겨두고 스스로 옷을 벗었다. 이들 모두 특별한 과오 없이 '일신상의 이유'를 들어 자진 사퇴했다.
공교롭게도 한국연구재단과 KISTEP은 원장 사임 전 과기정통부로부터 감사를 받아 '표적 감사'라는 의심을 받았다.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원장의 사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장규태 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장이 돌연 사임한 데 이어 최근 신중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사표를 제출했다. 기관 내부에선 원장들의 갑작스러운 사임의 배경으로 정부의 사퇴 압력에 못이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공석이 된 기관장 자리에는 '코드인사', '보은인사'로 보이는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과기계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운영이 필수적인 과기계 기관의 수장이 정권마다 물갈이 되고 전문성보단 정치적 성향 등에 의해 좌우되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 과기계 기관 관계자는 "해외에 비해 과기계 기관장 임기가 짧은 데도 불구하고 매번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임하는 바람에 장기적인 정책 추진이 어렵다"며 "직원들은 하루 속히 기관장이 임명되기 만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