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개발한 항암신약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가 잇따른 기술수출 반환 악재로 해외 임상 진행 여부를 두고 기로에 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중국 자이랩은 한미약품으로부터 올무티닙 기술을 사들였다가 개발전략 변경 등을 이유로 지난 2016년과 올해 3월 각각 개발을 포기했다. 특히 국내에서도 경쟁 약물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에 비해 판매 실적이 미미하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한미약품의 글로벌 임상 3상 진행에 대해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 교수들은 해외에서 올무티닙을 출시해도 임상 결과가 특출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에서 타그리소를 가장 높은 권고 등급인 '카테고리1'로 지정해 권고하고 있고, 다국적 제약사들도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개발을 포기한 이력이 있어서다.
올무티닙의 국내 임상에 참여했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올무티닙이 타그리소보다 시작은 빨랐지만, 임상 진행이 늦어져 글로벌 임상의 타이밍을 놓친 상황"이라며 "타그리소가 있는 상태에서 굳이 올무티닙의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군이 많지 않아 이제는 임상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폐암학회 관계자는 "타그리소가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비교 임상을 하려면 환자군을 나눠 투여해야 하는데 이는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전면적인 글로벌 3상보다는 방향을 틀어 틈새시장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약사 연구소장을 역임한 한 관계자는 이미 투입된 비용이 아까워 손실을 감수하고 비용을 투자하는 '콩코드 효과'를 언급하며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글로벌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빠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준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하지만, 다국적 제약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은 만큼 임상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매출의 18.6% 수준인 1706억원을 R&D에 투입했지만 지난 2016년 기준 스위스 로슈가 투자한 114억달러(약 12조원), 미국 존슨앤존슨이 투자한 99억달러(약 10조원) 등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반면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올무티닙이 임상 2상을 근거로 조건부 허가를 받은 이상 임상 3상을 진행해야 한다"며 "올무티닙은 타그리소의 대안이 될 수 있고 나름대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글로벌 임상을 속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