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현대건설 합병설 제기 대우·대림은 대규모 임원 교체 "건설·엔지니어링 합병 시너지 국가차원 인력DB구축 관리를"
건설업계 빅4인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이 각기 합병설과 매각, 구조조정으로 뒤숭숭한 경영 국면을 맞고 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사옥을 판교에서 서울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사옥으로 이전한 뒤 두 회사 간 합병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실적은 최근 3년간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직원 수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단 1건의 재건축 사업 수주에 나서지 않았다. 이 회사의 주택 사업 수주 잔고는 2015년 13조29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말 10조3310억원으로 20% 줄었다. 2015년 8000명에 육박했던 건설부문 직원은 지난해 9월 6000명 수준으로 2000명 가까이 감축됐다.
현대건설도 최근 현대엔지니어링과 합병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에 착수하는데 자금 마련을 위해 현대엔지니어링을 현대건설과 합병시키거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시도할 경우 배당 내지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현대차그룹은 재무전문가인 박동욱 재경본부장을 현대건설 수장으로 선임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전무 6명과 상무 8명 등 14명의 임원 교체에 나섰다. 기업 인수 합병(M&A)에 실패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의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6월까지 신임 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 인사를 마무리한 뒤 추가로 임원 인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림산업은 최근 사장단 12명 중 건설·토목 부문 4명의 사장에 대해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와 맞물려 1500여 명의 플랜트 사업 부문 직원에 대해 무급 휴직을 결정했으며 플랜트 사업부문 임원 4명을 정리했다. 무급 휴직 시행과 관련해 내부에선 본격적인 해고 수순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플랜트 부문 신규 수주 금액이 2781억원으로 2016년 2조7549억원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설과 엔지니어링이 합병하면 실적과 기술력 면에서 시너지는 분명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 감축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낳게 될 수 있어, 국가차원에서 해외건설 인력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관리해줄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