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이대목동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연쇄 사망사건과 관련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받은 의료진 3명이 구속됐다. 의료계는 지나치다며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4일 서울남부지법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주치의 조수진 교수와 박 모 교수, 수간호사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함께 구속 영장이 신청됐던 간호사 B씨에 대해선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는 지난해 12월 16일 약 한 시간여 사이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던 신생아 4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벌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과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결과 신생아들의 사망 원인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확인됐다. 숨진 신생아들은 사망 전날 맞은 지질 영양 주사제를 통해 균에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조 교수 등은 신생아중환자실 전체 감염 및 위생관리를 지도·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의 구속이 결정되자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영장실질심사 당일 남부지법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은 "경찰은 의료인의 주의의무위반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히고 있다"며 "24시간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한 의료인에게 주사액의 성분 변질이나 관리의 부담을 전가시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망 사건은 대한민국의 어려운 의료 환경 속에서 묵묵히 진료를 해오던 의료진이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의사 처벌로 여론을 얼버무리려 한다면 어렵고 위험한 의료행위를 더욱 기피하게 만드는 역효과만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한소아과학회는 "수사 초기부터 의료인의 신분을 노출시켜 인권을 심히 훼손했고 모든 증거가 이미 확보된 상태로 의료진의 증거 인멸 가능성이나 도주할 가능성도 없어 불구속 수사가 가능한데도 의료진들을 구속한다는 것은 과잉 수사 행태"라며 "사명감으로 환자 곁을 지키던 많은 의료인이 위기감을 느껴 진료 현장을 떠나 중환자 의료의 공백이 발생한다면 이는 모두 수사 당국 및 보건 당국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산부인과의사회는 "단지 감염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의료진을 구속한 것은 충격"이라며 "비상식적 의료정책을 개선하려는 노력 대신 의료진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비상식적 법 집행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선 이 같은 의료 현장의 분위기가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 당선인을 중심으로 한 '문재인 케어' 반대 투쟁으로 옮겨 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최 당선인은 이달 말 전국 의사들이 참여하는 단체 행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의료계의 이 같은 행동이 '제 식구 감싸기'로 비쳐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언론 등을 통해 이대목동병원 의료진들이 맨손으로 영양주사제를 만진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결국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주장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사망한 신생아들의 유가족들은 "규정을 어긴 부분이 드러났는데도 의료계가 이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며 "고의가 아니었으니 이해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의료계의 주장을 비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