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도입·공공정보화 이끌어 SW 수출 63억8000만달러 성장 공정경쟁·일자리 창출 등 노력
조현정 회장
국내 소프트웨어(SW) 산업 성장과 궤를 같이 해온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회장 조현정)가 오는 7일 창립 30주년을 맞는다. 협회는 5일 저녁 30주년 기념행사를 여는 한편 올해를 'SW기업 하기 좋은 해, 창업생태계 활성화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활동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88올림픽의 해에 공식 출범= SW산업협회는 지난 1988년 4월 7일 박병철 쌍용컴퓨터 사장과 SW기업 대표 44명이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열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SW산업 발전의 초석이 될 것을 결의하고 협회 출범을 공식화했다.
우리 SW산업의 시작은 과학기술처 산하 한국전자계산소와 IBM 한국지사가 설립된 1967년으로 정의된다. 당시 IBM의 메인프레임(IBM 360) 컴퓨터가 국내에 처음 도입됐고, 경제 발전에 따라 공공기관이 전산용역 프로젝트를 잇따라 추진했다.
한국은행 전산화 프로젝트 등 금융권 전산화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쌍용, 삼성, 동아 등 대기업 전산실이 갖춰지고 SW산업이 싹을 틔웠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는 금성소프트웨어, 한글과컴퓨터, 비트컴퓨터 등 SW기업들이 생겨났다. 한국전산, 유니온시스템, 현영시스템즈, 신한전산 등 우수 기업들이 중심이 돼 협회 창립을 추진했다. 협회는 정부에 SW 정책을 건의하는 한편 연구조사 사업, 회원사 이익증진, 업계 소통, 지역정보화 추진 등 SW산업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다.
1990년 2월 14일 서울 마포가든호텔에서 열린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2회 정기총회 전경. SW협회 제공
◇SW산업 룰 마련 중심 역할= 협회는 1994년 재무부로부터 SW 원가계산 지정기관으로 승인받아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추진하는 정보화사업의 원가계산 업무를 대행하면서 정부예산 편성과 원가계산 관련 객관적인 기준 마련에 이바지했다.
1995년에는 정보통신부가 출범함에 따라 정보처리산업진흥회를 흡수 합병하고 SW개발촉진법에 의거한 법정단체로 전환됐다.
1990년대 중후반 인터넷의 등장으로 SW산업은 한 단계 도약했다. 하지만 IMF 여파로 한컴의 '아래아한글'이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될 위기에 처하며 국산 SW산업은 위기에 처했다. 당시 범국민적인 아래아한글 살리기 운동 덕분에 국산 SW시장을 지킬 수 있었다.
◇2000년에는 SW개발촉진법이 SW산업진흥법으로 바뀌면서 범정부적인 SW산업 관심과 지원이 늘어나고 산업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2013년 SW 생산액 35억5000만달러에서 작년 41억3000만달러로 성장했고 SW 수출액은 2013년 42억달러에서 작년 63억8000만달러를 돌파해 명실공히 국가 신성장동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협회는 SW사업자신고 업무, SW기술자신고제도, SW기술자 경력 관리기관, SW사업대가 민간운영기관 등을 맡아 SW산업 생태계 개선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SW산업인의 날과 대한민국 SW기업경쟁력 대상 등을 통해 SW산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업계의 화합을 다지는 일도 하고 있다. 아울러 업계의 동반성장과 공정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공정경쟁 실천운동을 하고 대중소 상생협력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진입에 따라 SW 핵심기술을 접목한 신기술과 서비스 개발, 일자리 창출, SW교육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조현정 회장은 "누구나 SW 사업을 하기 좋고, SW기업을 창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제도 개선에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SW가 외면받는 직종에서 벗어나 유능한 인재들이 다시 유입되도록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