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에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액 최대 1조5000억원
5월 중순까지 마무리할 듯

SK루브리컨츠 최근 3년 간 실적 추이. <SK루브리컨츠 제공>
SK루브리컨츠 최근 3년 간 실적 추이. <SK루브리컨츠 제공>
SK이노베이션이 100% 지분을 보유한 윤활기유·윤활유 사업 자회사 SK루브리컨츠의 상장 절차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상장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비 정유 부문 화학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SK루브리컨츠는 3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공모 주식 수는 구주와 신주 발행을 8대2로 병행한 보통주(액면가 2500원) 총 1276만5957주다. 공모 희망가는 주당 10만1000~12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총 공모 규모는 약 1조2000억~1조5000억원이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던 SK루브리컨츠 주식 4000만주 중 1021만2766주에 대해 구주 매출을 의결했다. 같은 날 SK루브리컨츠도 이사회를 열어 255만3191주의 신주 발행을 의결하면서, 총 공모 비율은 전체 주식 수의 30%로 확정했다. 이날 증권신고서 제출 이후 SK루브리컨츠는 수요 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확정증권 신고서 제출, 청약 개시 등 남은 일정을 마무리한 뒤 5월 중순까지 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SK루브리컨츠는 1995년 독자기술로 고품질 고급윤활기유 유베이스(YUBASE)를 개발, 같은 해 초고점도(VHVI) 윤활기유 공장을 처음 가동했다. 현재 세계 50여 개국에 판매하고 있다. 이어 인도네시아 국영 정유사 페르타미나, 일본 JXTG, 스페인 렙솔 등 글로벌 메이저들과 연이은 윤활기유 생산공장 합작으로 국내외에서 연 350만톤 규모의 윤활기유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고급 윤활기유에 속하는 그룹3 시장은 세계에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춘 업체가 소수에 불과하고, 수익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기준 SK루브리컨츠의 세계 고급 윤활기유 그룹3 시장 점유율은 39.3%(수요기준)로 1위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15.2%, 네덜란드 쉘 9.9%, 핀란드와 바레인 합작사인 네쓰테 밥코(NESTE-BAPCO) 9.0% 등이 뒤를 이었다. SK루브리컨츠는 작년 504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최근 3년 연속 평균 13.5%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상장으로 SK이노베이션이 비 정유 사업 확대를 위한 1조원 안팎의 투자재원을 확보하고, SK루브리컨츠는 윤활기유 글로벌 파트너를 더 늘릴 실탄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에 정통한 관계자는 "과거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말한 대로 접착제 등 비 정유 고부가 화학 사업 확대를 위한 재원으로 쓰일 것"이라며 "글로벌 인수·합병(M&A)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부터 비 정유 사업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했고, 지난해에만 미국 다우 사의 에틸렌 아크릴산(EAA) 사업 인수 등 두 건의 화학 분야 인수·합병(M&A)을 성사시켰다. SK루브리컨츠 관계자는 "기업 공개로 고급 윤활기유 시장에서도 선두 업체 입지를 더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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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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