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타결·단계적 검증' 검토
비핵화 이행은 짧게… 압축해서
4자회담 가능성… "남북미 우선"

북미 간 비핵화 로드맵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가 '포괄적 타결·단계적 검증'이라는 제3의 해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의 로드맵 변경 조짐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는 미국을 설득하는데 한계가 있는 데다, 자칫 북중미에 한반도 운전대를 빼앗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 정부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명시적 해법을 도출한다는 목표 아래 '현실론'을 들어 최대한 미국을 설득할 방침이다.

◇제3의 해법 핵심은 '단계 최소화'=제3의 해법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단계적·동시적 해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 핵 폐기, 후 보상' 사이의 현실적 대안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해법은 남북미 정상이 일괄적으로 비핵화에 합의를 보되, 이행을 단계적으로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내에서는 '미국 대 남북중'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 중이다. 또 '리비아 방식'을 주장해온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와 매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취임하면 한미 간 대북 접근법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단계적 검증'을 보다 구체적이고 명시적으로 제시해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동결-사찰-폐기 등의 단계를 세분화하고, 북한의 '시간 끌기'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서는 검증 시기를 정확히 명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의제로 제3의 해법 올릴 수도=청와대는 북미정상회담의 징검다리 격인 남북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제3의 해법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협상에 집중하고 비핵화 논의는 우리 안을 제시하는 정도 수준에서 그칠 수 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포괄적 타결, 단계적 검증'을 의제로 올리려면 비공개 접촉 등 미국과 의견 조율을 전제로 한다. 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핫라인이 구축되면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어 한미-남북 간 의견을 고려해 또 다른 로드맵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북미 3자 협상에서 '쐐기' 박아야=한반도 비핵화 논의에 중국이 끼어들면서 셈법이 더 복잡해진 상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남북미중 4자 협상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4자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자 구도를 넘어 러시아·일본까지 끼어들어 6자 구도까지 형성되면 자칫 북핵 문제는 평창동계올림픽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정부의 운전자론도 위기를 맞게 된다.

남북미중 4자회담 가능성이 제기되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일 "그에 대한 정보가 없고, (시 주석이)그런 이야기를 했을까 싶다. 너무 앞서가는 이야기"라며 "남북미 3자 회담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남북미 정상회담이 남북미중 정상회담에 선행돼야 한다"며 남북미 3자간 일괄 타결이라는 기존 구상을 재확인했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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