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때 자원외교 '묻지마 투자'
라오스 등 합작거래소 부실화
"타당성 검토없이 무리한 추진"
주총서 142억원 손실처리 승인

한국거래소 홈페이지
한국거래소 홈페이지

한국거래소가 지난 MB정부 시절 자원외교 명분으로 투자한 해외 사업에서 지난해 140억원 규모의 손실을 정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라오스증권거래소를 비롯해 해외 합작 거래소의 손실이 장기화하면서, 투자금액을 회수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라오스증권거래소(LSX), 캄보디아증권거래소(CSX) 등에 투자한 규모 중 총 142억원 손실처리를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MB 정부 시절인 지난 2011년부터 이들 해외 거래소에 투자해 왔지만, 매년 적자가 가중되고 부실화하면서, 손실처리 한 것으로 보인다.

라오스증권거래소는 MB정부 시절인 지난 2011년, 한국거래소와 라오스정부가 함께 개설한 거래소다. 한국거래소가 현지 거래소에 출자한 금액은 총 151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라오스증권거래소는 거래소 개설 첫해인 2011년 이후부터 적자가 지속 돼,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회계 기준으로 50억원을 손상차손(손실) 명목으로 털어냈다. 그 결과 작년 말 기준 장부가치는 31억원까지 떨어졌다. 7년간 손실로 처리한 금액이 12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지난 2009년 출자한 캄보디아증권거래소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의 누적 출자액은 102억원에 달하지만, 지난해 49억원을 손실 처리하면서 장부 가치는 반토막 났다. 특히 캄보디아 재정경제부와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하고 각각 45% 및 55%에 해당하는 현금과 현물을 출자키로 했지만, 한국거래소가 모든 계약을 이행한 것과 달리 캄보디아 측은 아직까지 출자를 완료하지 않아 부실률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까지 총 65억원의 출자를 완료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증권거래소(RSE)도 환차손 등을 반영해 44억원을 손실 처리해, 장부금액이 21억원으로 낮아졌다. 투자를 모두 완료한 첫 해에 장부가치가 3분의 1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MB 정부가 과거 자원외교, 해외 자본시장 확충 명분으로 묻지마식 투자를 전개한 것이 현재와 같은 부실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투자 초기부터 충분한 타당성 검토 없이 사업을 진행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면서 "이명박 정부 때 무리하게 벌인 해외거래소 지원사업이 결국 대규모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그동안 손실인식을 미루다 더 이상 미루면 안된다는 외부 감사인의 지적에 따라, 지난해 손실을 전부 반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증시 호황으로 순이익이 급증하자, 해외 투자부실을 한 번에 털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대규모 해외 사업 손실 처리에도 71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도 573억원과 비교해 24.8%의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해외 사업에서 손실이 나고 있지만 거래소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수준"이라며 "아울러 해당 거래소 측에 비용 절감, 수익다변화 등 자구계획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거래소가 해외 사업에 너무 안일하게 나섰다 큰 부실을 초래하고도,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는 전년 대비 이익은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해외 거래소와 비교해 수익력이 저하된 상태"라며 "해외 사업은 물론 수수료 체계나 상품 포트폴리오 등 구조적 측면에서 수익 개선을 위한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동욱기자 eas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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