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회 통한 '집단적 의사결정'… 외부 압력 벗어난 독립성 관건
중앙은행 집행부·외부 전문가 참여
급변한 금융시장에 효율적 판단 필요
의견 맞설 땐 의사결정에 어려움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수행은 일반적으로 통화정책 결정기구에서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통화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집행부서에서 공개시장운영 등 통화정책 수단을 적절히 활용해 이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각국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는 그 형태, 구성, 의사결정 사항 및 과정 등에 있어 나라마다 역사적·정치적 배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대체로 통화정책 결정기구는 위원회 형태이며 중앙은행 집행간부와 외부 인물이 위원회의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은 과거 은행 여수신금리를 규제하거나 은행대출 규모를 직접 통제하는 등 정책당국에 부여된 행정적 권한을 주로 활용합니다. 다만 최근에는 금융시장이 크게 발달하면서 규제 중심의 정책수단 활용을 되도록 쓰지 않고 있습니다. 또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부합하기 위해 시장친화적 정책수단인 공개시장운영, 지급준비제도 및 중앙은행 여수신제도를 주로 활용합니다.

각국의 통화정책 결정기구는 그 형태, 구성, 의사결정사항 및 과정 등에 있어 나라마다 역사적·정치적 배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

대부분의 중앙은행에서는 총재가 단독으로 통화정책 결정을 하기보다는 위원회 형태의 기구에서 집단적 의사결정을 통해 통화정책 결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통화정책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구성원들의 전문적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입니다. 즉 1인 또는 한정된 소수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오류 등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경제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정책목표에 대한 선호, 분석모형, 전망치 등과 관련한 위원들 각자의 다른 지식을 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정책의 유효성을 높임과 동시에 정책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정책 결정의 민주화를 꾀하면서 정부 등 외부로부터의 압력이나 간섭 가능성을 낮추고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다만 위원회는 구성원 간의 의견이 팽팽히 맞설 경우 신속한 의사 결정을 방해하고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또한 위원회가 외부 영향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다수의 외부 인물들로 구성되는 경우에는 중앙은행의 독립성 훼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통화정책 결정기구는 경제, 금융, 산업 등 경제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인물들로 구성됩니다. 통화정책 결정기구 구성원으로는 우선 통화정책 결정과 집행 간의 일관성 및 유기적 관계 등을 유지하기 위해 중앙은행 총재 이하 집행간부(수석부총재, 부총재 등)가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합니다. 정책 결정의 민주적 정당성 제고, 집단적 사고 방지 등을 위해 중앙은행 외부의 인물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은 외부위원 상근제를 채택하고 있으나 영란은행(BOE)이나 호주준비은행(RBA)과 같이 외부위원이 비상근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위원의 임명권자는 중앙은행의 위상과 통화정책의 중요성을 반영해 대통령, 수상 또는 국왕 등 국가수반인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다만 캐나다 은행의 경우 중앙은행 이사회가 위원을 임명합니다. 당연직 위원 이외의 위원(임명직 위원)은 대개 정부나 중앙은행의 추천을 받아 임명됩니다. 현재 주요국 중앙은행 중 한국은행만이 유일하게 민간단체(대한상공회의소·전국은행연합회)가 위원을 추천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중앙은행의 독립성 유지, 민주적 정당성 확보와 동시에 적절한 인물이 임명되도록 하기 위해 의회가 인사청문회나 그에 준하는 동의절차 등을 통해 통화정책 결정기구 구성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2년 3월 한은법 개정에 따라 한은 총재는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고 있습니다.

문혜원기자 hmoon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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