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협상력 높이려 채널 복원
한·미, 방중 배경·파장에 주시
남북·북미정상회담 최대변수로

26일 중국 베이징에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했다는 설이 도는 가운데 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북한 열차의 모습이 베이징 시민들에 의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사진은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웨이보에 올라온 북한 열차 모습. 웨이보 캡처=연합뉴스
26일 중국 베이징에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했다는 설이 도는 가운데 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북한 열차의 모습이 베이징 시민들에 의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사진은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웨이보에 올라온 북한 열차 모습. 웨이보 캡처=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6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만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5월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한 사전 조율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위원장의 집권 후 첫 방중을 계기로 북중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반도 문제 관련국인 남·북·미·중 간 셈법이 복잡해졌다.

당장 우리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북 배경, 시 주석과의 논의 내용 등 상황 파악에 나서는 한편,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번 방중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확정 지은 이후 20여 일간 이어왔던 침묵을 깬 것이어서 북중 관계 개선 이상의 메시지가 전달됐을 것으로 보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7일 "지금 베이징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 간 관계개선은 긍정적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최근 미국의 강경 모드를 의식해 중국과 전격 접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안보라인을 마이크 폼페이오, 존 볼턴 등 강경파로 교체한 데 대해 북한이 불안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여기에 '차이나 패싱'을 염려한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해석이다.

베이징 채널 복원은 북한의 대미 협상력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북미대화가 불발될 경우 중국이 미국의 대북제재에 대한 방패역할을 해 줄 것이란 속내도 담겨 있다.

미국은 김정은의 방중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 라지 샤 백악관 대변인은 "(누가 갔는지)알지 못한다.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우리와 북한은 예정에 있던 지점보다 더 나은 곳에 있다"고만 했다.

협상력을 높이려는 북한의 '속셈'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읽힌다. 또 북중 간 관계 변화를 지켜본 뒤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는 게 나을 수 있다. 하지만 북중이 급속도로 가까워질 경우 미국은 새로운 대중·대북 접근법을 모색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된다.

북중정상회담에서 중국은 북핵 6자회담 재가동 등을 주문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은 이번 회동에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로 쌍중단(북도발·한미훈련 중단), 상궤병행(북 비핵화·북미평화협정 추진)을 거듭 요구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우리 정부는 중국을 북미회담의 조력자를 넘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중 한 축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전협상 당사자인 중국이 종전 선언이나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될 경우 자국 지분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미영기자 m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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