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정부 GM 실사 단 3주
신속한 실사로 업체도산 막아"
부품협력사 경영난 가중되는데
국회 국정조사까지 '산넘어 산'
"회생 '골든타임' 놓친다" 우려

한국지엠에 대한 정부 실사가 오는 5월 초까지 2개월 가량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지엠 협력 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실사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승 한국지엠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한국지엠에 대한 산업은행 실사 외에 국회 국정조사도 예고되고 있다"며 "이처럼 긴 실사 기간은 한국지엠을 볼모로 협력업체를 다 죽이겠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한국지엠 협력업체 대표는 "2009년 GM의 파산보호 신청 시, 당시 오바마 정부의 GM 실사 기간은 단 3주일에 불과했다"며 "촘촘하고 거대한 네트워크를 가진 자동차 산업 특성상 실사가 장기화하면 중소 부품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절차를 이행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에 대한 실사는 당초 지난 2월말 시작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12일에야 가까스로 실사가 시작되는 등 시점 자체가 늦은 데다, 한국지엠의 비용 및 원가 구조 규명, GM 글로벌 전략에 대한 정보 공개 등 민감한 부분이 많아 난항이 예상된다.

3월 말 GM 본사의 국내 신차 배정을 앞두고 한국지엠은 판매 감소와 군산 공장 공급량 급감 등으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부품 협력업체 상황을 비롯해 판매 조직 위축, 소비자 신뢰 하락 등으로 자칫하면 회생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 한국지엠 철수설로 판매망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차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영업 인력 이탈도 늘고 있다. 한국지엠 판매노조는 "지난 2일 기준으로 2017년 4월(영업인원 3453명)과 비교할 때 21%(727명)가 감소한 2764명만이 남아있고, 영업직 임금도 3분의1 수준으로 줄었다"며 "판매망 유지를 위해 영업직에 즉시 생계 지원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권 등에서는 그동안 한진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을 추진한 사업장을 실사할 때, 최소 2~3달 이상이 걸렸다는 점을 들어 시간이 걸리더라도 정밀 실사를 하고, GM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동차 전문가는 "한국지엠은 산업은행의 회계장부 등에 대한 열람 요청을 거부해왔다"며 "실사를 장기간 진행한다 해도 GM 본사의 고금리 대출과 과도한 연구개발비 등 경영실패 원인을 제대로 규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노사 교섭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르면 27일 열릴 7차 노사 교섭에서 복지후생비 축소안 등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주 임금단체협약 6차 교섭에서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아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로스오버(CUV) 신차의 한국 배정이 확정된 게 아니다"라며 노조와 임단협 결과와 연계해 신차 배정이 이뤄질 것임을 거듭 확인했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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