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에 국내 자동차 시장 개방과 관련해 일부 양보하고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선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26일 밝혔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수입산 철강 25% 관세 부과 조치 관련 협상에서는 한국산 철강재의 대미 수출을 2015~2017년 평균 수출량(383만톤)의 70% 수준으로 제한하는 쿼터를 설정하기로 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6일 국무회의를 마친 뒤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달 중 제3차 개정협상과 함께 6차례 한미 통상장관 회담, 4차례 한미 FTA 수석대표 간 협의, 분야별 기술협의 등 수시로 접촉해 협상 범위를 핵심 관심분야로 대폭 축소해 원칙적 합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협상 결과, 정부는 한국산 픽업 트럭의 관세철폐 기간을 기존 2021년에서 추가로 20년을 더해 2041년으로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제작사별로 연간 5만대(현행 2만5000대)까지 미국 자동차 안전 기준을 준수한 경우, 한국 안전기준도 준수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또 미국 기준에 따라 수입되는 차량에 장착하는 수리용 부품을 한국에서도 인정하기로 했다. 연비·온실가스 관련 규제는 현행 기준을 유지하되, 오는 2021년 차기 기준을 설정할 때 미국 기준 등 세계적 추세를 고려해 정하고, 친환경차 기술개발 인센티브인 에코이노베이션 크레딧 상한을 높이기로 했다. 배출가스와 관련해 휘발유 차량에 대한 세부 시험절차와 방식은 미국 규정과 비슷하게 맞추기로 했다.
이어 미국 측이 요구한 혁신 신약 약가 제도와 원산지 검증에 대해서는 한미 FTA와 합치하는 방식으로 제도 개선·보완하기로 합의했다.
대신 우리 측은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관련 투자자 소송 남발 방지와 정부의 정당한 정책권한 관련 요소를 반영하기로 했다. 또 무역구제와 관련한 절차적 투명성 확보, 섬유와 관련한 일부 원료 품목에 대해 원산지 기준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 측은 "농축산물 시장 추가개방, 미국산 자동차부품 의무사용 등 우리 측이 민감분야로 설정한 분야에서 우리 입장을 관철했다"며 "한미 FTA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 협상 범위를 최소화해 신속히 협상을 타결, 개정협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제거했다"고 자평했다.
정부는 아울러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관세부과 조치에서 한국을 국가 면제하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대신 한국산 철강재의 대미 수출에 대해서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 수출량인 383만톤의 70%(268만톤)에 해당하는 쿼터를 설정하기로 했다.
이어 품목별로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인 판재류는 작년보다 111%의 쿼터를 확보했지만, 유정용 강관 등 강관류 쿼터는 작년(203만톤)의 절반 수준인 104만톤으로 절반 가량 줄였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 수출 비중은 전체 철강 수출(3170만톤)의 11% 수준이다.
정부 측은 한미 FTA 개정안 확정과 관련해 "조속한 시일 내 분야별로 세부 문안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라며 "정식 서명 등을 거쳐 국회 비준동의를 요청하는 등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철강은 대미 수출의 불확실성을 제거한 만큼, 이후 품목 예외도 최대한 확보하고 산업 체질개선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