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원수 지위 삭제 등 권한 축소
예산법률주의로 국회의 권한 강화
국무총리의 행정부 통제권도 높여
야당, 혼합정부 주장… 정부에 반발


대통령 개헌안 핵심 '권력구조 개편'

청와대가 22일 내놓은 문재인 대통령의 헌법개정안 속 대통령 4년 연임제는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 축소'를 핵심으로 한다. 그동안 대통령에게 집중돼 있던 권력을 국회와 국무총리 등에 나눠 '분권'을 확대하는 형태다.

하지만 국회의 국무총리 선출권 등을 주장해 온 야당은 '독단과 독선, 독재적 개헌안'이라며 반발했다.

이날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설명한 대통령 개헌안을 살펴보면 대통령의 권한 축소 내용은 △국가원수로서의 지위 삭제 △대통령 특별사면권 제한 △감사원 독립기구화 △감사위원 선출권 축소 △헌법재판소장 임명권 이양 등이다. 반면 국회의 각종 권한이 강화됐다. 가장 눈에 띄는 권한은 예산법률주의 도입이다.

예산법률주의의 사전적 의미는 국회에 예산 편성권을 주는 방식이다. 현행은 예산 편성권을 행정부가 갖는 예산 비(非)법률주의다. 대통령 개헌안은 국회에 편성권까지 넘겨준 것은 아니지만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강화했다. 국회에 충분한 예산심사 기간을 보장하도록 정부 예산안 제출을 현행보다 30일 앞당기도록 했다.

국회 동의 대상 조약의 범위도 확대해 법률로 정하는 조약도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해 대통령의 조약 체결·비준권에 대한 국회 통제를 강화했다. 또 정부가 법률안을 제출할 때 국회의원 10명 이상의 사전동의를 받도록 요건을 추가했다. 국회 동의 대상 조약의 범위도 확대했다.

국무총리는 대통령 명령 없이도 행정각부를 통할할 권한을 갖도록 책임성과 자율성을 높였다. 단, 국무총리 선출은 국회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하는 현 체제를 유지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이 요구해온 국회 선출방식의 책임총리제(혼합정부제)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대통령 권한을 대폭 축소하고 국회의 권한을 강화한 개헌안에 국무총리 선출권까지 국회에 넘어가면 국회로 과도한 권한이 쏠리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의 국무총리 선출이 사실상 의원내각제와 유사한 형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높은 대통령 지지율과 대통령 4년 연임제 지지 여론 등을 개헌안 추진의 동력으로 삼을 생각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부형태 개헌과 관련해 대통령 4년 연임제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3일 국회 입법조사처가 정부 형태 개헌과 관련한 각종 여론조사를 분석해 발표한 결과를 보더라도 대통령 4년 연임제가 40~50%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야당은 여전히 대통령 4년 연임제에 부정적이다. 홍지만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권과 집권당이 야당의 의견을 무시하고, 오로지 자신의 안만을 관철하려는 작태는 독단과 독선과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적어도 (대통령이) 국회 국무총리 추천제 정도는 받아야만 이번 개헌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그래야 대통령이 스스로 약속한 제왕적 대통령제 권한조정에도 맞는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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