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비핵화 관련 논의 관측 "과거 실패 반복 않는게 중요" 중·러 등 교차협의 본격화될 듯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왼쪽부터)과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17∼1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협의를 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협의를 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9일 밝혔다. 연합뉴스
5월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한미 안보 라인과 정보 라인이 총동원돼 연쇄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안보 라인이 전면에 나서고 정보 라인은 비밀접촉을 통해 측면 지원하는 방식이다. 특히 정보 라인 접촉에는 북측까지 포함돼 북미정상회담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상회담은 일반적으로 해당 국가의 외교부가 조율한다. 그러나 현재 미국 국무부의 수장 교체는 물론 대북 업무를 담당하는 고위급 관료들이 모두 해임되거나 사임한 상황이어서 우리 외교부의 카운터파트가 없다. 우리 정부도 북미정상회담이 다른 정상회담과 달리 한반도 비핵화 등의 문제를 다뤄야 하는 만큼 외교부 대신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가정보원을 논의의 주요 채널로 세웠다.
미국에서 북미회담 준비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가 임명 절차를 마칠 때까지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전면에 나서 한반도 관련국들과 '오픈채널'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한국·북한과 스파이식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일종의 '비선 채널'로 볼 수 있다.
오픈 채널은 북미정상회담 개최 결정 후부터 활발하게 가동 중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보좌관을 지난 17일 미국 현지에서 만났다. 이 자리에는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국장도 동석했다. 이 회동과 관련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3국 안보 수장들은 과거 실패를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으며, 앞으로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일 안보 라인이 공식 가동됨에 따라 중국·러시아를 포함한 관련국들의 전방위 교차 협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비선 채널'인 미 CIA·북 정찰총국·한국 국정원도 가동 중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해 "폼페이오 내정자가 자신이 국장으로 있는 CIA와 북 정찰총국 간 채널을 가동하고 있으며 서훈 국정원장과도 긴밀하게 연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비선 채널' 가동에 대한 미 정부의 공식 확인은 없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개최 결정 이전부터 폼페이오 국장·김영철 통일전선부장·서훈 국정원장이 깊숙이 관여했다. 신문은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을 경질하고 폼페이오 국장을 국무장관 자리에 올렸다는 분석도 함께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