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수요처 더 비싼가격에 구매 한국수출기업 대체판로 나설판 대상국 제외 멕시코 '어부지리'
미국의 수입산 철강에 대한 높은 관세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현지 업체들의 가격 부담을 가중시켜, 결국 양국 산업에 피해만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철강 관세가 양국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멕시코의 미국 수출만 늘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9일 한국무역협회와 무역데이터 제공업체 임포트지니어스에 따르면 2017년 미국의 철강 파이프(강관)와 튜브 수입액 가운데 20%는 한국산인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한국의 철강 파이프와 튜브의 미국 수출물량은 약 160만 톤으로, 금액으로는 약 16억 달러(1조7000억원)에 이른다. 건수로는 8941건으로 단일 국가 중에서는 가장 많다. 중국이 5296건, 독일이 4078건, 멕시코가 2500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임포트지니어스는 작년 한국으로부터 철강 파이프 등을 수입한 미국 기업 수는 약 320개로, 오는 23일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25%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해당 수입 미국 기업의 비용 인상에 따른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임포트지니어스 측은 "미국 수요처들은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관련 철강 제품을 구매해야 하고, 한국 수출 기업들은 대체 판로 확보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가격 왜곡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멕시코는 이번 철강 세이프가드(232조) 적용 대상국에서 제외됐다"며 "멕시코가 관련 철강 제품 생산량을 빠르게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으로 수출을 늘리면, 우리 철강 수출 업체들은 멕시코 시장에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철강협회(WSA)의 작년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북미 철강 소비량은 작년 1억3870만톤에서 올해 1억4040만톤으로 1.2%, 중남미 소비량은 4040만톤에서 4230톤으로 4.7% 각각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은 현재 73% 수준인 철강 자급률을 8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이지만, 최근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만큼 당분간은 오히려 수입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미국이 수입산 철강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경우 멕시코 철강 제품의 미국 수출이 급증하고, 멕시코는 부족한 철강 수요를 메우기 위해 우리나라 등에서 수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멕시코가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서 중개 이익을 볼 가능성도 있다. 조지원 임포트 지니어스 아시아 사업총괄 이사는 "작년 멕시코는 세계 각지에서 약 35만 톤 가량의 철강 파이프와 튜브제품(HS 코드 7304 기준)을 수입했으며, 약 260개 수입 업체들이 약 350개 해외 업체들과 거래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철강협회에 따르면 2015년 110만톤 수준이었던 미국 강관 수출은 지난해 199만톤으로 80.9% 늘었다. 셰일가스 붐과 유가 상승에 따른 미국 채굴 확대 등이 주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