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 SK플래닛 O&O TF장
김수경 SK플래닛 O&O TF장
김수경 SK플래닛 O&O TF장


O2O(Online to offline)는 2∼3년전부터 커머스 영역에서 가장 뜨거운 트렌드 키워드 중 하나였다. 이는 고객에게는 온·오프라인 어느 한쪽에서만 단독으로 채워줄 수 없는 통합적 쇼핑의 경험을, 오프라인 매장의 점주들에게는 온라인 쇼핑 성장을 발판으로 신규 고객들을 매장으로 유입시키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커머스 시장에서 주목받아왔다. 그동안 배달, 부동산, 숙박 등 특정 영역에서 성장사례가 나오긴 했지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이 만들어낸 사업 변화는 기대만큼 극적이지 않았다.

O2O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등 어느 한 방향을 가리키는 개념이 아니다. 고객이 매장에서 물건을 바로 사지 못해 휴대전화로 검색하고 가격비교를 하는 이유는 점원이 이야기해주지 않는 실구매자들의 정보가 궁금하고, 혹시 '비싸게 사는 것은 아닌가' 두렵기 때문이다. 온라인몰에서는 시각이나 촉각으로 직접 상품을 체감할 수 없다는 불편, 원하는 순간까지 택배가 도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 결제와 함께 바로 손에 들리는 쇼핑백이 주는 즉각적인 만족감 등 때문에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쇼핑을 선호하는 소비자도 있다. O2O 사업의 기회는 바로 이런 쇼핑 과정에서 고객이 체감하는 불편을 해소하고, 경제적·정서적·감각적 만족감을 주는 데 있다. 반면에 O2O 사업의 성공사례로 일컫는 버티컬 앱들은 디지털화돼 있지 않던 오프라인의 정보를 잘 모아 보여주고, 결제 편의성을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상품의 다양성, 현장 방문 또는 단골 매장에서 나의 취향이나 체형을 고려해 상품을 추천해주는 행위 등 다양한 쇼핑 영역에서 O2O의 강점을 만날 수 없을까? 이 질문의 답을 찾는 출발점은 지금까지 온라인을 고려하지 못했던 오프라인의 중소상공인들이 추가 리소스 투입을 최소화하면서도 자신들의 상품을 쉽게 온라인·모바일 채널에 등록하고 관리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있다. 점주가 직접 운영 또는 1명 내외의 점원을 두고 일하는 작은 규모의 로드숍에서는 노트북PC를 두고 상품 이미지를 편집, 관리한다거나 새로운 채널 관리를 위한 인력을 별도로 두기 어렵다. 또 회전이 빠르고 다양한 상품들이 온라인화되려면 오프라인 매장환경에 친화적인 환경 제공이 필수적이다.

중요한 것은 롱테일의 다양한 상품이 구매 수요가 있는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방대한 상품 전부를 프로모션이나 제한된 광고를 통해 고객에게 일일이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미지 검색, 태그 등 능동적인 고객 탐색 마케팅 도구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한편 고객 탐색, 구매이력과 정제된 상품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타겟팅 된 고객에게 상품이 노출해야 질 좋은 상품을 고객에게 더 많이 전달할 수 있다. 점주에게는 온라인상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을 이해하고 관계를 맺으며 관리할 수 있는 마케팅 인프라가 필요하다.

11번가는 이런 고민을 거쳐 최근 패션 로드숍 서비스를 론칭, 주요 상권의 오프라인 점주들이 한정된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고객을 온라인으로 만날 수 있는 판로를 제공하고 있다. 오프라인 점주들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 상품 등록·반품·환불 등 모든 과정을 휴대전화로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셀러오피스'를 구축하고, 매장별 11번가 스토어를 제공해 모바일에서 또 하나의 매장을 열고, 점주만의 코디상품을 제안하거나 기획전을 열어 단골 고객도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개별 스토어와 상품이 더 많은 잠재 고객에게 전달되고, 온·오프라인의 구매채널에 관계없이 개별 매장이 통합적으로 고객 관계·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앞으로 고민해야 할 숙제다.

지난 10년간 11번가가 쌓아온 커머스 플랫폼으로서의 강점을 기반으로, 고객은 지역 소외 문제를 해소하고 판매자에게는 임대료 등 운영상의 한계없이 모두가 만족할만한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고객과 점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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