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R&D 생태계에 핵심 주체 대기업 연구소 1602개로 1.8배 중기는 3만8398개 4배 이상 ↑
국내 기업부설 연구소가 4만 개를 넘어섰다. 산업계가 국가 연구개발(R&D) 생태계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핵심 주체로 자리 잡을 만큼 이에 걸맞는 질적 성장이 과제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박용현, 이하 산기협)는 지난 13일 기준 기업부설연구소인정제를 통해 신고된 연구소가 4만 개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81년 기업부설연구소 설립 신고제도를 도입한 이후 37년 만의 성과다.
기업연구소는 1981년 53개를 시작으로 2004년 1만 개를 넘어섰고, 2010년 2만 개, 2014년 3만 개를 돌파하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04년과 비교해 대기업 연구소는 883개에서 1602개로 1.8배 늘었으며, 중소기업은 9387개에서 3만8398개로 4배 이상 늘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2004년 9275개에서 올해 3만1152개로 3.4배 늘었고, 같은 기반 지식기반서비스산업은 995개에서 8848개로 8.9배 성장했다. 특히 지식기반서비스산업은 2011년 기업연구소 인정 대상 범위에 포함된 이후 매년 1000여 개의 연구소가 신규 설립되면서 기업연구소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기업의 R&D 활동 저변이 확대되면서 일부 주력 업종에 편중됐던 R&D 분야도 전 분야로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소재 연구소의 경우 2004년보다 7.8배 늘었으며, 생명과학 7.3배, 식품 6.8배 등이 각각 증가했다. 2004년 제조업 연구소에서 전기·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했으나, 현재는 28.7%로 낮아졌다. 반면 기계산업은 15.8%에서 20.5%로, 생명과학은 1.9%에서 4.2%로, 식품은 1.9%에서 3.8%로 높아졌다.
수도권에 기업연구소가 집중되던 현상도 다소 완화됐다. 2004년 수도권 연구소 집중도는 71.4%에 달했으나, 올해 64.5%로 낮아졌다. 특히 서울의 경우 같은 기간 36.7%에서 28.3%로 8.4%p 줄었다. 반면 영남권은 전체 연구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 13.8%에서 2018년 17.7%로, 호남권은 3.1%에서 5.7%로 각각 높아졌다.
산기협은 기업연구소가 4만 개를 넘어서며 양적으로 크게 성장한 만큼 앞으로는 질적성장을 중심으로 산업계 R&D 지원방향이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4만 개 연구소 중 30%에 해당하는 1만2000여 개의 연구소가 설립된 지 3년 미만의 신생연구소로, 선진 연구환경 정착과 성과창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진단되고 있다. 이에 산기협은 정부에 △산업계 현장 중심의 기술혁신체계 구축 △기술 역량 중심의 지원정책 수립 △수평적·개방적 혁신생태계 조성 등의 방향을 제안했다.
김이환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기업연구소 4만 개 돌파는 양적으로 성숙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하는 만큼 앞으로 이를 담을 수 있는 새로운 국가 기술혁신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며 "정부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기술역량 기반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산·학·연 개방형 생태계 구축에 나서야 하며 기업도 R&D 투자를 늘리고 대·중소기업 간 기술협력 등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