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경에서 말하길 여자는 14세가 되면 천계(天癸)가 이르러 월경을 하게 되고...(중략) 49세가 되면 천계가 고갈돼 폐경이 되고 잉태할 수 없게 된다. 현대의학으로 살펴봐도 한국 여성은 평균 49.7세에 폐경 된다고 하니 마흔아홉은 여성의 몸과 마음을 크게 경계 짓는 숫자라고 하겠다.
즉 이 땅의 여성들은 마흔아홉을 전후로 큰 변화가 일어나는 갱년기(更年期: 새롭게 뒤바뀐다)가 찾아온다. 이렇듯 의미심장한 갱년기가 다가오면 상당 수의 여성들은 갱년기 증상을 호소한다. 대부분의 경우 피곤하고 짜증 나며 얼굴이 붉어지고 열이 오르며 팔다리가 아프고 잠도 안 오는 등 다양한 증상을 겪는다.
보통 갱년기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그냥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갱년기 증상 중 가장 흔하고 특징적인 '열성홍조'(얼굴이 붉어지고 열이 오르는 증상)는 평균적으로 5년은 지속 되고 심하게는 60대 후반까지도 지속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참고 버티는 것은 아직 기운차고 행복해야 할 인생의 소중한 시기를 희생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니 지양할 필요가 있다.
이에 적극적으로 갱년기 증상 치료를 계획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그렇다면 갱년기 증상을 효과적으로 뿌리 뽑을 방법은 무엇일까? 그 해답은 가까운 곳에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갱년기란 용어가 등장하기 수백 년 전부터 한의사들은 갱년기 환자를 치료해왔다.
차분히 이치를 따져보자면 나이가 들면서 여성이든 남성이든 성호르몬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자연적인 인체의 변화를 억지로 거스르지 않고 적절히 균형을 맞추고 있다.
한의학에서 볼 때 오장육부 중 나이가 들면서 쇠퇴하는 대표적인 장부는 신장이다. 신장은 사람의 타고난 기운이 저장되는 기관이며 후대를 잇는 생식기능을 대표하는 장부이기에 갱년기가 되면 신장의 기운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한의학에서는 갱년기 증상에는 신장을 보하는 처방을 흔히 사용하고, 사람에 따라서는 여기에 변증(辨證)이라는 진단을 통해 다른 문제점을 함께 치료하기도 한다. 즉, 오장육부 중 간장, 비장, 심장 같은 장부를 신장과 함께 치료하기도 한다.
이러한 원리로 복합처방을 구성해 짧은 기간에 갱년기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복잡한 갱년기 증상을 단순히 하나의 약재만으로 대처하기는 어렵고, 필요한 여러 약재를 조합해 복합 처방으로 구성했을 때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갱년기 증상, 특히 열성홍조 증상은 한방 치료가 우수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비교적 짧은 기간에 치료가 끝난다는 특징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평소 이러한 갱년기 환자들에게 복합 한방 처방을 전하는 가운데 그 사례를 임상논문으로 발표하기도 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객관적인 기전을 연구하기도 했다.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듯, 인생의 가을 갱년기를 맞이해 다양한 갱년기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무작정 참지는 말자. 주변의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 갱년기에 맞춘 한방 치료를 받아보길 권한다.
(도움말: 김순일 한의사(한방내과 전문의)이자 올만식품 대표)
ky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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