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훈련은 스포츠서도 중요 몸활동-정신건강 연관성 커 요트 부담없이 접근할 때 최경아 서강대 대우 교수
최경아 서강대 대우 교수
'요가는 행복을 부르는 선물이다.(Yoga is an invaluable gift that brings happiness )'. 필자가 요가를 찬양하는 이유다. 행복은 다양한 요소가 복합되어 일어나는데, 요가가 이를 가능케 해주기 때문이다.
넘실거리는 파도, 실룩대는 바람. 무한한 자유가 펼쳐지는 바다 위를 요트는 매끄럽게 달려간다. 필자가 국내에서 열린 국제요트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모습. 최경아 교수 제공
필자가 비둘기자세를 응용한 요가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최경아 교수 제공
요가는 정직해서 내가 수련한 만큼 신체, 마음, 영혼에 필요한 긍정 에너지를 준다. 찌뿌둥하던 몸이 사우나를 하고 나면 개운해지면서 의욕과 에너지가 채워지는 그런 기분 말이다. 이럴 때 인생이 갑자기 행복하다는 느낌이 든다.
요가를 떠올리면 단순히 꼬인 신체만을 생각하지만, 본질은 명상수련에 있다. 이를 통해 마음 다스림을 배우게 된다. 마음의 때를 벗기는 것이다. 선가(禪家)의 육조 혜능(六祖 慧能)은 본래 마음은 청정하여 때가 끼고 말고 할 게 없다고 했지만, 불세출의 천재가 아닌 우리들은 마음의 번뇌부터 없애고 볼 일이다. 요가는 몸과 마음을 함께 수련하며 명상을 병행하므로 일반인이 접근하기 쉽다. 요가아사나(자세)를 취하면서 복식호흡하고, 정신을 집중하다 보면 가슴을 억누르고 있던 스트레스와 독소를 비워내고 마음을 정화해준다. 그래서 필자는 요가를 '마음의 세탁소'라고 부른다.
만남과 이별이 이어지면서 마치 세상이 끝나버린 것 같은 아픔을 가진 청춘들은 요가를 해보시라. 마음의 비움을 통해 사랑을 보내줄 수도 있다. 나 자신이 넘어지고 힘들지 않아도 된다. 그리움은 현실이 아니라 가슴이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그것이 곧 명상의 힘이다.
명상은 스포츠 선수들에게도 중요하다. 요트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요트 선수들은 각자 자기 포지션이 있고 각각의 역할이 다르다. 스키퍼, 바우맨, 스타보드맨, 포트맨 모두가 맡은 일을 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향한다. 질주는 협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누구라도 나 하나쯤이야 했다가는 배는 산으로 간다. '우리는 한 배에 탔다(We are in the same boat)'라는 말은 운명을 같이 한다는 뜻인데, 배에 타면 운명을 같이 해야만 한다. 해군이 군기가 센 이유도 한 배에 모두 타서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사는 운명 공동체이기 때문이리라. 배에서는 사람 때리고 도망갈 데도 없다. 이런 와중에 심리적 압박이 어느 운동보다 크다. 시원한 바람을 맞고 한량처럼 요트타고 다니는 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수년 전 국제요트대회에 참가했을 때 일이다. 경기를 마치고 나서 한 크루가 뱃멀미를 한 것도 모자라서 요트에서 내리자마자 심하게 구토를 했다. '요트선수도 뱃멀미를 하나?' 그게 아니었다. 다른 선수들의 말에 의하면 이전에도 멀미를 종종 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자신의 잘못으로 순위에 들지 못했다는 원망을 들을까 봐 걱정하며 속상함이 심리적 위축으로 작용하기도 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요가체조와 명상수련은 꼭 필요하다. 긍정적인 사고와 자긍심을 키우고 불안함과 초조감을 떨쳐주어 정신건강 증진을 도모한다. 여러 스포츠심리학자들도 운동과 정신건강의 상관성을 강조한다. 디시맨박사도 신체적 활동과 우울증과는 깊은 연관성이 있으며, 운동은 우울증을 치료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요트선주는 세 번 웃는다고 한다. 첫 번째는 요트 구입할 때 기뻐서, 두 번째는 애물단지를 잘 팔았을 때, 세 번째는 새로 요트 사는 사람을 보고 비웃을 때라고 한다. 게다가 한마디 덧붙인다. 요트는 구입할 필요 없이 요트 있는 사람과 친하면 된다고들 너스레를 떤다. 애인도 마찬가지다. 처음 사귈 때 설레임에 웃고, 데이트비용이 많이 들어서 헤어질 때 속 시원해서 웃고, 다른 친구들이 뒷북치며 이제야 애인 만든다고 호들갑 떨 때 비웃는다. 애인이 생기면 잘 챙겨줘야 하고 시간적, 정신적 할애를 많이 해야 하며, 심지어 양다리의 경우, 머리도 잘 굴려야 한다. 하지만 귀찮으면서도 애인이 있으면 좋지 않은가? 요트를 경험 하는 건 '영혼쿠키(soul cookie)' 한 조각 입에 베어 문 느낌이다. 선상에서라면 그대로 바다에 풍덩 빠지고픈 기분이며, 그 순간이 곧 영화가 된다.
운동도 유행을 탄다. 헬스로 몸 만들기가 유행일 때가 있고 요가가 열풍일 때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바람이 불면 그 쪽으로 우르르 달려가는 경우가 많은데 운동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남들은 유행 따라 운동을 한다 해도 당신은 요가와 요트를 체험해보기를 권한다. 요트는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게 난관이다. 이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큰 부담 없이도 문화센터, 자치단체 등에서의 생활체육프로그램이나 해양관련 기관에서 세일링 체험기회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동호회도 알게 되고 세일링을 하게 되며, 요가와 요트를 즐기는 사람을 사귈 수 있다.
젊어지려면 호기심을 가지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다. 거창한 계획으로 요트에 접근하면 실패하기 쉽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요트와 친해지는 일이다. 큰 바다도 작은 물방울에서 시작된다. 실천은 작을수록 성공가능성이 크다. 요요스토리가 요가와 요트라는 꿈으로 가는 물방울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