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한국지엠이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그 영향이 부품업체로까지 번지는 악순환이 현실화하고 있다. 부품업계는 부도 위험에 직면했다며 정부와 제너럴모터스(GM)에 조속한 협상 개시를 호소했다.

자동차 부품업체로 구성된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8일 "한국지엠 협력 부품업체의 생존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정부와 GM의 협상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합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말 기준 한국지엠의 1차 협력업체는 318개사로, LG전자, 두산인프라코어, 세방전지, 한국타이어 등 비전문업체 17개사를 제외한 순수 자동차 부품 협력업체는 301개사다.

301개사 가운데 한국지엠과 100% 단독 거래하는 업체는 86개사, 납품액의 50% 이상을 한국지엠에 의존하는 업체는 154개사(51.2%)로 파악됐다. 301개사의 종업원은 9만3015명이다. 이 가운데 한국지엠과 단독 거래하는 업체 86개사의 종업원은 1만713명이다. 2차, 3차 부품업체의 종업원 4만7000여명을 포함한 한국지엠의 전체 협력사(순수 자동차부품) 종업원 수는 14만여명이다. 여기에 원·부자재 납품업체 등 한국지엠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이해관계자의 고용 인원은 3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조합은 "연초부터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이어 근로시간 단축이 확정되면서 협력업체들의 수익 구조는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라고 밝혔다. 1차 협력사들은 올해 2월 기준 공장가동률이 50∼70%대로 떨어졌고, 매출액(1∼2월)도 전년 동기 대비 20∼30% 감소했다는 게 조합 설명이다.

조합은 또 "최근 금융권에서 한국지엠과 거래하는 협력 업체를 중점 관리대상 업체로 분류하고 대출한도 관리, 여신 축소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며 "영세한 2∼3차 협력 부품업체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부도 발생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지엠 협력사들은 납품 대금으로 받은 60일 만기 전자어음을 3%대 금리로 할인해(외상채권담보대출) 운영 자금으로 쓰고 있는데, 최근 은행들이 어음 할인을 거부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합은 "1차 협력사들이 2∼3차 업체에 끊어준 60일짜리 어음마저 할인이 거부되면 영세한 2∼3차 업체들이 먼저 부도가 나 부품 공급망이 붕괴하고, 1차 협력사들까지 연쇄부도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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