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SK증권 매각 재추진 적극적
기업지배구조헌장 국내 첫 제정
LG, LG상사 지주회사 체제 편입
팹리스업체 뺀 반도체계열 정리
LS·롯데도 지배구조 개편 활발
사업재편·투명경영 표면적 이유
정부 규제압박 피하려는 목적도


주요 그룹 지주회사들이 올해 들어 계열사 매각과 지주사 편입, 주주친화 정책 신설 등 숨 가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선택과 집중, 투명경영 강화 등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속내는 정부의 '재벌 개혁'이라는 칼날에 혹여라도 흠집이 잡히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심리가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지주사 투명 경영체제 구축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단연 SK다. SK는 지난 5일 이사회를 열고 SK증권 보유 지분 10%를 J&W파트너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SK는 지난달 지주회사 금산분리 규정 위반 행위에 대해 과징금 29억6100만원과 보유 주식 전량 매각 명령을 받았다. 금융위원회의 매각 승인을 받으면 SK는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보험사 계열사를 보유하지 못하는 금산분리 규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SK는 이와 함께 선임 사외이사와 주주소통위원 제도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기업지배구조헌장을 대기업 지주사 가운데 처음으로 제정했다. SK는 지난해 국내 대기업 지주사 가운데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고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와 정기주주총회 시기를 조정하는 등 다양한 주주친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LG도 계열사 재편으로 지주사 체제를 완성하는 중이다. LG는 작년 11월 LG상사의 개인 대주주 보유 지분 중 지주회사 편입 요건인 20% 이상의 지분을 인수키로 했고, 이어 최근에는 보유하고 있던 전자집적회로 제조업체 루셈의 보유지분 140만주(67.96%) 전량을 방계인 엘비세미콘에 매각했다. LG 관계자는 "반도체 설계업체인 실리콘웍스를 뺀 나머지 반도체 제조 관련 업체들을 정리해 선택과 집중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LS 역시 지주사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사업재편을 하고 있다. LS는 최근 보유하던 LS오토모티브의 지분 46.67%와 LS엠트론의 동박·박막 사업부 전체를 사모투자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에 매각하는 작업을 사실상 끝냈다. 이 매각으로 LS는 1조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지주사 체제 밖에 있던 가온전선의 총수 일가 지분 37.6%를 LS전선이 인수해 LS의 손자회사로 편입시켰고, 마찬가지로 총수일가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예스코도 별도 지주사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LS그룹은 LS와 예스코홀딩스(가칭)의 양대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된다. LS는 또 내부거래위원회 신설과 주주총회 분산개최 등의 경영 투명성 강화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도 롯데와 효성 등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작년 말 지주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바꿨고, 삼성과 현대자동차그룹은 양측의 부인에도 지주사 전환설이 계속해 나오고 있다.

모 지주사 관계자는 "사업 재편과 경영 투명성 강화가 표면적 이유이지만, 내면에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제시한 3월 주주총회 시점까지 최대한 정부의 규제 압박을 피하려는 목적도 있다"며 "작년 하반기부터 여러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전자투표제 추진 등 주주구성 상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도 있어 골치가 아프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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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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