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연, 기술금융 현황 보고서
기술보증 21조5000억 '양적성장'
엔젤투자 미국의 140분의1 그쳐


국내 벤처기업의 자금지원을 위한 기술금융이 크게 성장했지만,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죽음의 계곡'으로 불리는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일 '국내 기술금융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기술보증 규모가 지난해 6월 기준으로 21조5000억원, 보증 건수는 11만2000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기술금융은 창업·연구개발(R&D)·기술사업화 등 기술혁신 과정에 필요한 자금을 기술평가를 통해 공급하는 기업금융이다.

기술신용대출은 2014년 7월, 2000억원에 불과하던 잔액이 지난해 6월 112조8000억원으로 3년 만에 587배 증가했다. 대출 건수도 25만2295건으로 2년 전보다 4배 늘었다. 벤처투자는 지속적으로 늘어 투자 잔액이 지난해 6월 19조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이같은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가장 필요한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는 매우 저조한 편이다. 국내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벤처투자액은 36.8%로 OECD 평균인 68.2%의 절반 수준이다. 창업 초기 기업에 대한 벤처투자 건수 비중도 OECD 회원국은 80.3%인 반면 한국은 45.9%에 불과했다.

창업 초기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엔젤투자 규모는 불과 1억5000만달러로 미국의 140분의 1, 유럽의 50분의 1에 불과하다.

공공 의존도가 너무 높은 점도 문제로 꼽힌다. 조합 운용보수가 주요 수입원인 밴처캐피털은 다수의 조합을 운용하기 위해 출자규모가 큰 공공기관에 종속돼 있다. 지난해 공공부문 벤처투자 출자액 비중이 39.6%로 이 중 모태펀드가 65.7%에 달했다.

투자를 중간에 회수할 수 있는 인수합병(M&A) 시장도 협소하다. 벤처창업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의 경우, M&A 시장이 기업공개(IPO) 시장보다 활발하고, 비교적 후발주자인 중국도 한국보다는 덜 편중된 구조를 보인다. 한국은 IPO 대비 M&A 비중이 10.3%로 미국(97.0%)에 비해 M&A 비중이 절대적으로 작으며, 중국(22.0%)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이다.

최성현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창업 초기 기업을 위한 기술금융 공급을 정부 차원에서 대폭 확대하는 한편 민간 주도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제도, 투자환경을 정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회수시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기술신용 대출이 실제 기술평가를 기반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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