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국가가 전액 비용부담 최초 UAE에 55억원 규모 2년간 구축 출원·심사 등 온라인으로 효율화 '특허 IT시스템' 수출 탄력 기대
성윤모 특허청장(앞줄 왼쪽 여섯번째)과 술탄 빈 사이드 알 만수리 UAE 경제부 장관(앞줄 왼쪽 일곱번째) 등 양국 주요 인사들이 UAE에 구축된 특허행정정보시스템 개통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특허청 제공
'메이드 인 코리아' IT 기술력으로 중동에 첫 수출한 '한국형 특허정보시스템'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무상원조를 통한 시스템 수출이 아니라 해당 국가가 전액 시스템 구축비용을 부담하는 실질적인 수출의 첫 결실을 맺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를 계기로 중동 국가를 비롯한 신흥 개도국 등에서 우리나라 '특허IT 시스템' 수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허청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성윤모 특허청장, 술탄 빈 사이드 알 만수리 UAE 경제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UAE 특허정보시스템' 개통식을 가졌다고 1일 밝혔다.
이날 개통된 특허정보시스템은 특허청 산하 한국특허정보원과 국내 기업인 시리우스가 지난 2016년부터 2년에 걸쳐 구축한 것으로, 수출 규모는 450만달러(한화 약 55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몽골(2010년), 아제르바이잔(2011년), 아프리카지역 지식재산권기구(ARIPO·2013년) 등에 특허행정정보시스템을 수출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수출은 공적원조(ODA)를 통한 무상원조 방식으로 이뤄진 것이다. 시스템 도입국가가 직접 예산을 들여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UAE가 처음인 것.
이번 시스템 개통으로 UAE 정부는 특허와 디자인 출원, 심사, 등록, 수수료 납부 등 특허행정의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특히 24시간 온라인 전자출원과 수수료 납부가 가능해져 기업과 개인들의 특허출원 환경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실제로 UAE는 작년 시스템을 임시 개통한 후 온라인 출원율이 95.6%에 달하는 등 특허행정 서비스 수준이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시스템은 UAE의 특허행정 효율성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에 수작업으로 하던 심사를 전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돼 심사처리 기간이 단축되고, 심사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기술개발과 산업발전에 근간이 되는 특허정보를 온라인으로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들은 특허 데이터에 쉽게 접근하고 유통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UAE 내 특허정보 활용 생태계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허정보에 대한 온라인 접근이 쉬워져 국내 기업이 특허를 취득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단축되고, UAE 현지 특허출원 현황을 손쉽게 검색할 수 있어 특허전략 수립도 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성윤모 특허청장은 "우리의 지식재산 기반 경제성장 모델이 UAE에서도 현실화될 수 있도록 양국 간 협력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지식·기술 협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개통식에 앞서 성 청장과 모하메드 아메드 알 쉬히 UAE 경제부 차관은 고위급 회담을 갖고 UAE 특허행정 자립화와 구축된 시스템의 운영·유지를 위한 양국 간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UAE에는 우리 특허청 소속 심사관이 파견돼 특허심사 업무를 대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