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컴퓨터 등 주력품 견인
수출 16개월 연속 상승세 지속
일평균 23억달러 역대 2월 최대
보호무역 등 불확실성 늘어나

지난달 설 연휴에 따른 조업 일수 감소에도 우리나라 수출이 16개월 연속 수출 상승세를 이어갔다. 세계 경기 호조에 따른 반도체·선박·컴퓨터·석유제품·석유화학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월 수출액이 작년 같은 달보다 4.0% 증가한 448억800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지난 1월 증가율 22.3%보다는 떨어졌지만, 당초 감소세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소폭 증가세를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조업 일수를 배제한 2월 하루 평균 수출은 23억 달러로 역대 2월 중 최대"라고 설명했다.

13대 수출 주력 품목 중 반도체(40.8%↑), 선박(40.3%↑), 컴퓨터(29.5%↑), 석유제품(15.8%↑) 등 5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 컴퓨터는 역대 2월 최대 수출 실적을 올렸다. 반도체와 컴퓨터 수출은 각각 17개월,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석유화학도 수요 증가와 유가 상승에 따른 제품 단가 상승으로 17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늘었다.

그러나 일반기계(-3.0%), 자동차(-14.4%), 디스플레이(-22.4%), 가전(-20.5%) 등 8개 품목의 수출은 줄었다. 최종재 판매 부진과 경쟁 심화, 해외 생산 확대가 원인이라고 산업부 측은 설명했다.

고부가가치 품목 중에서는 복합구조칩 집적회로(MCP)의 수출이 74.2% 늘었다. 차세대 저장장치인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도 국내 기업 신제품 출시 등의 영향으로 65.2% 증가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스마트폰 시장 수요 둔화 등으로 8.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중국 수출이 115억3000만 달러로 3.7% 늘어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아세안은 76억2000만 달러로 4.9%, 일본은 24억9000만 달러로 21.6%, 인도는 11억6000만 달러로 2.9% 각각 수출이 늘었다.

미국 수출은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섬유 부문 부진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0.7% 감소했다. 대미 무역흑자 규모도 76.9% 감소한 3억6000만 달러에 그쳤다.

2월 전체 수입은 415억7000만 달러로 14.8% 늘었다. 국내 생산 확대로 반도체 제조용 장비와 컴퓨터 기억장치, 원유, 액화천연가스 등 주로 생산설비와 원자재 수입이 늘었다. 이에 따라 2월 무역수지는 33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3개월 연속 흑자이지만, 흑자 폭은 작년 2월 79억 달러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크게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보호무역 확산,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가속화, 환율 변동성 확대, 주력 품목 해외생산 확대 등으로 대내외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글로벌 경기 확장세에 따른 수입 수요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우리 수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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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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