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최강일 사안별 역할분담
남북관계 개선 관련 포괄적 논의
북미 대화 가능성은 더욱 멀어져

문 대통령, 북 대표단 '평창 접견'

25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만나 한반도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문 대통령의 '평창 구상'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측의 만남은 불과 몇 시간 전까지 만해도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폐막식 직전 긴급하게 이뤄진 점으로 미뤄 평창에서의 막판 북미 대화 조율을 위해 우리 정부가 긴박하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접견에서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 구성으로 볼 때 김영철 대표단장과 최강일 북 외무성 대미라인(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 사안에 따라 역할 분담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문 대통령과 남북정상회담, 대북 특사 등 남북관계 개선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하고, 최강일 부국장이 북 핵·미사일과 관련한 논의를 맡는 방식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회동은 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대표단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과 따로 회동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훈 국정원장 등 고위급 회동을 통해 북 대표단이 향후 남북관계 개선 로드맵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다.

북 고위급 대표단의 2차 파견과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북미대화 가능성은 오히려 1차 고위급 대표단 파견 때보다 더 멀어진 분위기다. 이방카 트럼프 미 백악관 보좌관이 방한해 대북 압박 기조를 재차 강조하면서 북한과 만날 의사가 없다고 밝힌 데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대북제재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역대 최강급 대북제재 패키지는 해상 무역을 원천 차단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미국은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에 나선 것도 우리 정부의 노력보다는 미국의 대북 제재에 따른 결과로 해석하고 있는 만큼, 압박을 최고 수위로 끌어올려 북한 스스로 '비핵화'에 나서기를 주문하고 있다. 또 이번 미국의 대북 제재 발표는 그동안 평창올림픽을 명분으로 국제 대북제재 대열에서 이탈하려는 한국 정부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도 읽힌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향후 최대 숙제는 남북관계 개선과 대북제재 동참을 포함한 한미 공조 회복 사이에서 균형점 찾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당장 북미 접촉은 어렵더라도 먼저 남북이 미국을 설득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대화의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 정부가 북미 간 균형을 잃고 북미대화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면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재개되는 4월 초에 한반도 정세는 최대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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